하지만, 지난 15일 침몰해역에서 쌍끌이 어선이 어뢰 추진동력부인 프로펠러, 추진후부, 모터와 샤프트(축) 등을 수거하면서 상황은 급진전됐다. 수거물은 5개 날개가 달린 순회전 및 역회전 프로펠러 2개가 추진부 후면에 온전하게 붙어 있는 형태였다.
이와 함께 어뢰 프로펠러 및 모터 내부에는 인양된 천안함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다량의 흰색 분말이 붙어 있었다. 이 분말은 어뢰 폭약에 사용된 알루미늄 파우더가 폭발로 산화하면서 생기는 물질이었다.또 추진모터 속 철로 된 부분과 인양된 함수의 철도 된 부분의 부식 정도도 한달에서 한 달 반가량으로 비슷했다.
게다가 어뢰 추진부 뒷부분 안쪽에는 손으로 쓴 듯한 `1번'이라는 푸른색 글자가 한글로 표기돼 있었다. 이는 지난 2003년 수거된 북한 훈련용 어뢰에 검은색 글씨의 `4호'가 표기된 것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러시아, 중국산 어뢰는 각각 그들 나라의 언어로 표기한다는 게 합조단의 설명이다.합조단 황원동 정보분석팀장은 "어뢰조립, 정비, 관리를 쉽게 하도록 부호를 1번이라고 쓴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나라는 한글로 1번을 표시하는 일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어뢰 수출을 위해 제작한 팸플릿도 침몰해역에서 수거한 어뢰 추진부가 북한제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물이 됐다. 팸플릿에는 어뢰의 제원과 특성, 상세 설계도면까지 수록돼 있었다.
합조단은 설계도면과 추진부를 비교한 결과, 추진부 길이(1.2m), 프로펠러 길이(19㎝) 및 모양(5개 날개가 달린 순회전.역회전 프로펠러), 추진후부∼프로펠러 길이(33.3㎝), 직사각형 방향키, 고정나사 등이 설계도면과 일치했다고 밝혔다.설계도면은 `CHT-02D'라는 북한산 어뢰의 도면이다. 이 어뢰는 직경이 53㎝, 무게가 1.7t으로 폭발장약만 250㎏에 달하는 중어뢰였고, 이는 천안함이 받은 피해와 동일한 규모의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합조단은 팸플릿 입수경로에 대해선 출처 보호 및 보안사항을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북한이 어뢰를 남미 등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팸플릿을 구매국가에 돌리는 과정에서 입수된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