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대북 확성기 설치되는 향후 2주일이 판가름
노컷뉴스 | 김학일 | 입력 2010.05.26 06:33
25일 원 달러 환율의 종가는 1249원 80전, 4거래일 동안 무려 103.40원이나 급등했다. 코스피 지수도 1560.83으로 지난 2월 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데는 남유럽발 금융 불안만이 아니라 천안함 사태 등 북한 변수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는 뉴스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전해지자 `원화 투매 현상'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관심은 북한 변수가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줄 것인가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전망이 제기된다.
먼저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견해이다. 근거는 과거의 사례이다. 북한 변수가 터졌을 경우 주가와 환율이 일단 요동쳤지만, 며칠 후 원상회복하는 일이 계속되어 왔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1994년 6월 14일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왔을 때 주가는 2.11% 하락했으나 사흘 뒤 1.64% 반등했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와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를 발사했을 때 주가는 오히려 각각 0.34%와 1.76% 올랐다.
2002년 6월 15일 서해교전 발발 시와 2006년 10월 9일 핵실험 당시도 주가가 각각 1.56%와 2.41% 하락했으나 일정 시점 뒤 원상 회복됐다. 이런 추세는 지난 3월 26일 천안함 사건이 발발한 이후에도 계속됐다.
요컨대 북한 문제에 내성이 생겨 개인이든 외국인이든 큰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견해는 북한 요인을 감기 바이러스처럼 종속 변수로 본다. 감기가 건강한 사람에게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지만, 노약자에게는 상황에 따라 치명적인 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 선물 정미영 팀장은 "북한 요인은 사실 국내외 경제가 좋을 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그러나 최근처럼 남유럽발 금융 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요인은 상당한 악재일 수 있고, 실제 그렇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북한 요인의 영향력을 보다 무겁게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근거는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경제교류 중단, 주적개념 부활 시사 등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홍익표 연구원은 "남북 간의 핫라인이 없고 경제 교류마저 중단된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관리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며 "앞으로 남북 관계의 상황 전개에 따라 북한 요인은 과거와 달리 시장에 제한적이지만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과거에는 링 위에서의 권투처럼 남측 경비정과 북측 경비정의 충돌로 끝나고 말았지만, 이제는 권투 도중 링 밖의 다른 선수들이 모두 올라가 싸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서해나 비무장지대에서의 작은 충돌에 다른 전력이 가세하면 보다 큰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북한 변수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일단 향후 2주일을 주요 고비로 보고 있다.
북한이 정부의 대북 심리전 재개 방침에 대해 "확성기 등을 조준 사격해 격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측의 확성기 설치 기간이 2주일 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북한이 실제 확성기를 조준 격파하고 이에 국방부가 자위권을 발동하며, 북한 역시 대응에 나선다면, 국지전으로의 확대가 불가피하고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의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이 기간을 잘 넘겨 정부가 북한에 대한 억지에 성공한다고 해도, 이후 남북 관계가 관리되지 못할 경우, 북한 변수는 국내 금융시장에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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