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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세계 - 진짜 해적은 납치에 살인까지 '극악무도'

화이트보스 2010. 7. 11. 14:50

해적의 세계 - 진짜 해적은 납치에 살인까지 '극악

입력 : 2010.07.10 03:01 / 수정 : 2010.07.11 10:33

영화 속 해적은보물 찾아 헤매는 재미난 인물이던데…
소말리아 해적, 피랍 일삼아 2000만달러 요구하기도 큰돈 만질 수만 있다면 폭력·살인 서슴지 않아

소말리아 북부 해역인 아덴만 등에서 해적의 활동이 날로 흉포해지고 요구하는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전 세계 해운물류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동아일보 7월 2일

'이것은 돈 많은 신사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거칠게 살고 교수형을 감수하지만 싸움닭처럼 호기롭게 먹고 마신다. 순항이 끝나면 그들의 호주머니는 푼돈 대신에 수백파운드의 돈으로 두둑해진다….'

외다리에 외눈을 가진 해적 존 실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 '보물섬'에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해적을 이리 묘사했다. 덕분에 독자들은 '해적들은 보물지도를 든 재미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현실 속 해적은 소설과 많이 다르다. 해적들은 이익을 얻기 위해 폭력과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바다 위에서 선박을 나포하고 몇달 동안 풀어주지 않기도 한다. 6월 말 중국인 선원 19명이 그런 봉변을 당했다.

그들이 탄 싱가포르 선박이 홍해와 아라비아해 사이에 있는 아덴만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된 것이다. 이 배는 인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항해하던 중 끌려갔는데 무기를 든 해적들이 거액의 몸값을 제시하며 협상을 요구했다.

한국인 5명이 타고 있는 '삼호드림호'도 올 4월 9일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돼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원유 운반선인 삼호드림호는 피랍 사건 발생 100일이 다 되어 가지만 큰 진전은 없다고 알려졌다.

해적들은 2~3일에 한 번씩 삼호드림호 선장과 삼호해운이 통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신변에는 큰 이상이 없지만 육지도 아닌 해상에서 납치돼 생활하는 것은 엄청난 고역이다.

역사상 최초의 해적은 해상무역이 지중해를 중심으로 이뤄졌을 때 시작됐다. BC 14세기 루카(Lukka)라는 이름의 해적들은 현재의 터키가 있는 부근에서 활동하던 강도들이었다. 이집트 역사에서는 BC 14세기에 해적들이 키프로스를 공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유쾌하고 의로운 해적들이 나오지만 실제 해적의 모습은 반대다. 약탈을 일삼고 살인을 즐기는 존재가 바로 해적이다. 사진은 2009년 4월 중동지역 아덴만의 소말리아 해적들을 진압하기 위해 미 해군이 접근하는 모습. 작은 사진은‘캐리비안의 해적’의 한 장면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와 로마 시대에 걸쳐 지중해 지역에서 해적들이 기승을 부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기원전 78년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해적들에게 6주 동안 잡혔다. 해적들은 카이사르의 몸값으로 20달란트를 제시했는데 카이사르가 오히려 50달란트를 주겠다고 해서 풀려났다.

해적 때문에 골치를 앓던 로마는 폼페이우스에게 12만명의 군사를 줘 3개월 만에 해적을 소탕했다. 예나 지금이나 해적들이 '해적질'을 하는 이유는 돈이다. '한 건' 제대로 하면 큰돈을 만질 수 있어 위험을 감수한다.

삼호드림호의 경우 올해 4월 말 '해적이 몸값으로 2000만달러를 제시했다'는 외국 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다. 이 정도의 금액은 해적들이 평생을 놀고 먹으며 살 수 있는 돈이다.

예전에 해적들이 중남미 지역에서 금과 은을 운반하는 미주(美州) 선박들을 공격해 목돈을 챙긴 것과 같다. 해적이 서양에만 있었던 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왜구(倭寇)'라는 단어는 '일본 해적'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생활고를 겪던 사람이 해적질을 했는데 규모는 크지 않았다. 중국 해적은 특히 계절별로 활동을 달리했는데 가을엔 남쪽으로 가 고기를 잡았고 여름에는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북쪽에서 노략질을 했다.

해적이 사용하는 무기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 해적들은 약탈하려고 하는 배에 가까이 가서 갈고리로 연결시킨 다음 배 위에 올라타 사람들을 칼과 창으로 찔러 죽였다.

지금은 웬만한 배엔 흉기가 될만한 물건이 있기 때문에 옛날 방식으로는 싸울 수 없다. '신세대 해적'들은 자동소총과 로켓발사기, 수류탄을 사용하고 소형 쾌속선을 타고 배에 접근하기도 한다.

해적들의 무기가 첨단화됨에 따라 선박들도 자구책을 마련한다. 2005년 11월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의 공격을 뚫고 나온 '시본 스피리트호'가 그 예다. 이 배는 해적들이 고속 고무보트를 타고 배에 접근하자 청각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는 '장거리 음향무기'를 사용해 쫓았다.

해적은 남성만의 전유물일까. 가장 유명한 여성 해적은 앤 보니와 메리 리드다. 이들은 남자로 위장하기 위해 남자 옷을 입고 해적질을 했고 다른 남자 해적들보다 더 잔인하고 모험적이었다고 전해진다.

두 사람은 1720년 10월에 자메이카 해안에 정박해 있다가 잡혀서 교수형을 선고받았지만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형 집행이 유예됐다. 메리 리드는 감옥에서 고열로 죽었고 앤 보니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