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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경주 합의가 세계 경제 희망 보여줬다

화이트보스 2010. 10. 25. 09:46

G20 경주 합의가 세계 경제 희망 보여줬다

입력 : 2010.10.24 22:37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환율 분쟁에 대한 극적 타협이 이뤄졌다. G20 재무장관들은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 통화 절하를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환율전쟁이 더 번지지 않도록 각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중지하는 일종의 휴전협정을 맺은 셈이다.

G20 재무장관들은 또 "과도한 대외 불균형을 줄이고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모든 정책수단을 추구한다"고 했다. 경상수지 흑자 또는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경상수지 불균형이 지나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예시적(例示的)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IMF가 각국 정책을 평가하기로 했다. 환율 분쟁을 풀기 위한 새로운 해법이 도입된 것이다.

그간 논란이 많았던 IMF 지분 개혁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선진국이 신흥·개도국에 넘기는 지분을 종전 5% 이상에서 6% 이상으로 늘리고, IMF 이사회에서 유럽 출신 이사를 2명 줄여 신흥국의 발언권과 대표성을 키우기로 했다. 2012년 IMF 연차총회 때까지 지분 조정을 끝내기로 시한도 못박았다.

이번 경주 회의에서 환율 갈등과 IMF 지분 개혁에 합의한 것은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다.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의 수렁에 빠져드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미국중국, 유럽이 한 발씩 양보한 덕분이다. 이로써 G20이 세계 경제의 최상위 협의체로 자리를 굳혔고, 다음 달 서울 정상회의 전망도 밝아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경상수지 목표 관리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한 것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 이해다툼을 중재하며 합의안이 나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환율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우선 각국 정부 정책이 '시장 결정적'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분명치 않다. 경상수지 관리에서도 가이드라인 지표를 경상수지로 해야 할지 아니면 무역수지로 해야 할지, 적정 흑자나 적자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를 비롯, 앞으로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 G20에는 참가국들이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아도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근본적 한계도 있다.

서울 정상회의가 이런 문제점을 조정해 환율 분쟁을 끝내고 세계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에 들어서는 분기점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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