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방북(訪北)한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에게 원심분리기 수백 개를 갖춘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 줬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핵 전문가인 헤커 교수는 "그 시설의 정교함에 깜짝 놀랐으며 '초현대식 제어실'이 가동되고 있었다"며 "북한은 원심분리기가 2000여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기술과 장비를 확보했다면 북한 핵문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맞게 된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써 온 플루토늄 방식은 핵실험을 거쳐야만 하고,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 후 핵연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영변 핵단지의 실험용 원자로가 낡아서 더 이상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쉽지 않고, 핵실험은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부를 수밖에 없다. 중국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을 대안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핵폭탄은 폭발력이 좋아 핵실험 없이도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 1945년 히로시마에 떨어진 우라늄 핵폭탄도 별도 실험을 거치지 않았다. 고농축 우라늄은 길이 3m, 지름 20㎝짜리 원통형 원심분리기를 여러 개 설치한 소규모 시설만으로 만들 수 있어 위장과 은폐도 쉽다.
북한은 최근 잭 프리처드 전 대북특사에게 영변 핵단지에 새로 짓고 있는 실험용 경수로를 선보였다. 25~30㎿ 규모인 이 경수로는 대규모 전력 생산시설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농축 우라늄 생산을 문제 삼으면 경수로 연료로 쓰려는 것이라고 둘러대려고 이 시설을 짓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1990년대 말부터 파키스탄 등을 통해 원심분리기를 몰래 들여오다가 이제는 미국 핵 전문가를 불러들여 시설을 보여 주기에 이르렀다.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그간 북한이 우라늄 농축 기술과 재료를 얻기 위해 애를 쓰는 징후를 여러 차례 파악하고도 우물거리기만 했다.
미국은 20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한국·중국·일본에 보냈다.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북한이 미국 인사들에게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것은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예전에도 협상을 하면서 핵개발을 늦추지 않았다. 북한이 플루토늄 핵폭탄에 이어, 북한에 많이 매장돼 있는 우라늄을 고농축하는 기술까지 손에 넣는다면 북한 김정일·정은 부자는 언제든 한반도를 핵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악몽의 시나리오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한·미는 "북한이 핵 포기의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구체적 조치를 내놓고 밀어붙여야 한다. 중국도 계속 방관자처럼 행동할 경우 동북아 전체에 핵 재앙이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北이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까지 갖게 해선 안 된다
입력 : 2010.11.21 23:30 / 수정 : 2010.11.22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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