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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F1, 올해 취소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화이트보스 2011. 2. 16. 17:53

영암 F1, 올해 취소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오토타임즈 | 권용주 기자 | 입력 2011.02.16 15:47 | 수정 2011.02.16 16:53

 




포뮬러3의 한국 경기 개최 취소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이하 카라)와 전라남도 사이에 이상 기류가 발생, 자칫 F1 경기까지 불똥이 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불어 카라는 지난해 F1 경기 개최에 따른 인증비용 7억 원 중 절반인 3억5,000만 원을 F1 경기 운영권자인 카보(KAVO)가 내지 않고 있어 F1 경기 개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라남도는 카라의 정영조 대표가 이전 F1 운영에 파행을 제공했던 카보 대표를 맡았다는 점에서 전혀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정영조 대표

↑ 지난해 열린 영암 F1대회 모습

양측 논란의 갈등은 카보(KAVO)의 정영조 대표를 대주주인 전라남도가 끌어내리며 시작됐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전라남도는 지난해 F1 경기를 치루면서 운영권자인 카보가 전라남도와 갈등을 빚었고, 카보의 운영수익이 기대에 못미쳤다는 이유로 정영조 대표를 해임했다. 전라남도는 민간기업인 카보의 대주주로서 대표가 경영상의 문제를 일으키면 주주총회를 열어 얼마든지 해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정영조 대표 해임으로 해외 프로모터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F3를 개최하는 영국 MRC는 카라에 지난해 F3 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던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전라남도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전라남도는 MRC의 일방적인 통보를 두고 "F3 계약 당사자는 카보(KAVO)인데, MRC가 카라에게 이의를 제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라남도 F1조직위원회 관계자는 "MRC와 맺은 계약 당사자는 카라가 아니라 카보"라며 "그렇다면 이의 제기도 카보에 했어야 정상"이라고 맞받아쳤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지난해 F3 취소는 경기장 건설과 운영을 맡았던 카보가 제 때 경기장을 완공하지 못했고, 카보가 전혀 준비를 하지 못해 정영조 당시 대표도 합의해 취소된 것"이라며 "이제 와 취소 사유를 전라남도에 떠넘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F1조직위원회는 지난해 9월 카보 이사회 결의로 F3 대회 개최는 확정된 사안이었지만 카보측의 대회 준비 부족으로 정상적인 대회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F3 대회 연기 요청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전라남도)가 일방적으로 대회 개최를 취소했다는 MRC의 주장과 카라의 입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앞으로 카보가 더 이상 국제대회 유치가 어려운 입장이어서 F1대회 조직위원회가 충분히 검토, 각종 국제대회 유치 여부를 직접 결정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쉽게 보면 국제자동차연맹(FIA)의 한국 내 직능단체인 카라(KARA)를 배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셈이다.

카라도 이에 맞섰다. 카라 관계자는 "F3 대회는 지난해까지 지역별로 이뤄지다 올해 FIA 시리즈로 변경돼 행정적인 절차는 카라가 수행하도로 돼 있어 MRC가 카라에 취소 통보를 해온 것"이라며 "경기 개최에 따른 절차는 국제자동차경주 인증 권한을 갖고 있는 카라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F1조직위원회가 주장하는 F3 취소 사유 가운데 하나인 경주장 미준공은 "지난해 F3 대회에 앞서 F1도 임시준공허가를 받아 치뤘던 만큼 이는 전라남도도 잘 알고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양측이 표면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자동차경주의 주도권 장악이 깔려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카라는 오랫동안 국제자동차경기의 한국 내 인증단체로 활동해 왔다는 점에서 경기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F1조직위원회는 카라가 인증단체이기는 하지만 전라남도가 갈등을 빚고 있는 정영조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고, F1 등이 열릴 때 카라의 역할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존재 자체를 부정하겠다는 의도다. 더불어 카라의 권한까지 카보로 흡수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문제는 양측의 갈등이 자칫 올해 치러질 F1 경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라는 F1 운영권이 카보에 있기는 하되 여전히 카라의 인증 없이는 치러질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카라 관계자는 "카라의 대표가 정영조 전 카보 대표이기는 하지만 전라남도와 대표 간의 갈등은 별개이고, 전라남도가 카라에 나머지 인증비용을 지급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갈등은 갈등이되 F1 경기를 위해 할 것은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어 "카라가 국제자동차연맹에 한국에서 F1을 개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면 F1 경기가 취소될 수도 있다"며 "F1조직위원회가 이런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답답해 했다. 이를 두고 F1조직위원회는 "모든 국제자동차 경기의 운영과 개최 등은 앞으로 카보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카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단체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올해 코리아그랑프리는 전남 영암 F1 서킷에서 오는 10월14일 예선을 시작으로 16일 결선을 치를 예정이다. 그러나 양쪽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 한 경기 운영과 개최 등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