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왔다. 엄마 좀 불러봐라.." 대전현충원 눈물의 추모식
조선일보 | 대전 | 입력 2011.03.26 16:50 | 수정 2011.03.26 17:35 |
이명박 대통령이 영정 앞에 헌화.분향한 뒤 돌아서고 있다.
천안함 순국 용사 1주기 추모식이 열린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 추모식이 끝나자 유가족들이 묘역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떨리는 손으로 묘비를 어루만지고, 휘청거리며 땅바닥을 짚었다. 눈물을 쏟으며 표지석 위에 쓰러지는 가족들도 있었다. 통곡했다. 유가족들은 현충탑 앞에 마련된 46용사의 영정에 헌화하고, 분향을 마친 뒤에도 영정 앞을 떠날 줄 몰랐다.
"진영아. 니가 와 여기 있노….엄마가 왔다. 엄마 좀 불러봐라." 고(故) 조진영 중사의 어머니는 몸을 비틀며 오열했다. 몸을 가누지 못했다. 부축을 받은 어머니는 대답없는 아들에게 "집에는 언제 올 거냐"라고 거듭 물었다.
고(故) 이상민 하사의 매형 이인섭(34)씨도 "우리 처남은 정말 씩씩하고, 밝은 청년이었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나라를 위해 몸바친 젊은이들이 이렇게 누워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메어했다. 이씨의 어린 딸도 삼촌에게 인사를 올리고 아빠의 손을 부여잡았다.
고(故) 김종헌 상사의 아버지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꼿꼿이 묘역 앞에 섰다. 그러나 아직 앳된 아들에게 술을 올리는 순간 허물어졌다. 아버지는 표지석 위에 몸을 기댄 채 통곡했다.
천안함 생존장병 최경호(22)씨도 굳은 얼굴을 풀지 못했다. 그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잊히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안함이 북한의 도발로 침몰했다는 사실 하나라도 국민이 기억해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최씨는 같이 천안함을 탔던 최성철(22), 김성영(22)씨와 함께 묘역을 서성였다. 이들은 46용사 묘역을 하나하나 손으로 가리키며 "저 친구는 조리병을 했고….이 친구는 설비실에서 같이 있었다"고 했다.
윤돈영(25·예비역 해군 병장)씨는 자신의 해군 전역 배지를 가리키며 "다들 이거 달고 집에 가야 하는 사람들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저는 반대편 1함대에서 복무하다가 전역한 사람이고, 천안함 용사 중에 아는 사람 하나 없다. 하지만 너무 안타까워서, 진짜 안타까워서 왔어요"라고 말했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과 천안함 장병, 특수전여단(UDT/SEAL) 장병 등이 참가한 가운데 46용사 묘역 참배는 이어졌다. 유족들은 술을 올리고 고인이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올리는 등 제를 지냈다.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짓는 아버지, 통곡하는 어머니, 울 힘마저 잃어 멍한 눈빛으로 아들의 사진을 쓰다듬는 어머니가 있었다. 일정상 유가족들은 계룡대로 이동해야 했지만 차마 발을 떼지 못했다. 돌아가면서도 서너번씩 돌아섰다.
이정국 천안함 유족회 자문위원은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엉뚱한 이야기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순국 용사들이 놀다가 죽은 것도 아닌데 남은 가족들이 비아냥거림을 당하는 현실에 희생 장병도 편히 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물론 어디에나 의혹을 제기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정부도 국민에게 이 같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 이해시키고 납득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이날 추모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과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승조원, 시민 등 4500여명이 참석했다.천안함 사건 1주기인 2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46 용사 추모식이 엄수됐다. 천안함 희생장병 46용사 묘역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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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상민 하사의 매형 이인섭(34)씨도 "우리 처남은 정말 씩씩하고, 밝은 청년이었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나라를 위해 몸바친 젊은이들이 이렇게 누워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메어했다. 이씨의 어린 딸도 삼촌에게 인사를 올리고 아빠의 손을 부여잡았다.
고(故) 김종헌 상사의 아버지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꼿꼿이 묘역 앞에 섰다. 그러나 아직 앳된 아들에게 술을 올리는 순간 허물어졌다. 아버지는 표지석 위에 몸을 기댄 채 통곡했다.
천안함 생존장병 최경호(22)씨도 굳은 얼굴을 풀지 못했다. 그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잊히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안함이 북한의 도발로 침몰했다는 사실 하나라도 국민이 기억해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최씨는 같이 천안함을 탔던 최성철(22), 김성영(22)씨와 함께 묘역을 서성였다. 이들은 46용사 묘역을 하나하나 손으로 가리키며 "저 친구는 조리병을 했고….이 친구는 설비실에서 같이 있었다"고 했다.
윤돈영(25·예비역 해군 병장)씨는 자신의 해군 전역 배지를 가리키며 "다들 이거 달고 집에 가야 하는 사람들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저는 반대편 1함대에서 복무하다가 전역한 사람이고, 천안함 용사 중에 아는 사람 하나 없다. 하지만 너무 안타까워서, 진짜 안타까워서 왔어요"라고 말했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과 천안함 장병, 특수전여단(UDT/SEAL) 장병 등이 참가한 가운데 46용사 묘역 참배는 이어졌다. 유족들은 술을 올리고 고인이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올리는 등 제를 지냈다.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짓는 아버지, 통곡하는 어머니, 울 힘마저 잃어 멍한 눈빛으로 아들의 사진을 쓰다듬는 어머니가 있었다. 일정상 유가족들은 계룡대로 이동해야 했지만 차마 발을 떼지 못했다. 돌아가면서도 서너번씩 돌아섰다.
이정국 천안함 유족회 자문위원은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엉뚱한 이야기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순국 용사들이 놀다가 죽은 것도 아닌데 남은 가족들이 비아냥거림을 당하는 현실에 희생 장병도 편히 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물론 어디에나 의혹을 제기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정부도 국민에게 이 같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 이해시키고 납득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이날 추모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과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승조원, 시민 등 4500여명이 참석했다.천안함 사건 1주기인 2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46 용사 추모식이 엄수됐다. 천안함 희생장병 46용사 묘역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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