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국가 안보 회의 일원들이 2011년 5월1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 라덴 작전 관련 상황보고를 받고 있다. 앉아있는 사람들은 왼쪽부터(오바마·바이든 제외) 합동 특수 작전 사령부 마샬 B 준장, 국가안보 부보좌관 데니스 맥도너프,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서있는 사람들은 왼쪽부터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 마이크 뮬렌 제독, 국가안보보좌관 톰 도닐론, 비서실장 빌 대일리, 부통령 국가안보 문제 담당 고문 토니 블린큰, 대테국 국장 오드리 토마슨,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 존 브레넌, 재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 국장/ 사진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국가안보팀, 백악관 상황실서 현장 화면 시청
길고 긴 침묵..빈 라덴 발견ㆍ사살 확인후에야 ’안도의 한숨’
1일 오후 4시쯤, 트레이닝 점퍼와 와이셔츠 차림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른팔을 테이블에 괘고 주먹을 입에 붙인 채 초조한 표정으로 TV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오른쪽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손바닥으로 입을 가린 채 상기된 표정으로 같은 곳을 바라봤다. 조 바이든 부통령,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회의(NSC) 주요 인사들도 함께 있었지만, 그들의 시선 역시 스크린에 고정돼 있었고,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스크린 속 영상이 격렬하게 흔들리는가 싶더니, 화면에 속에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남자는 영화 속 인질극의 한 장면처럼, 옆에 있던 여성의 목을 휘감아 자신의 앞에 방패처럼 세우고는 화면쪽을 노려봤다.
순간 참석자들 입에서는 “아!” 하는 탄식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긴 얼굴과 턱수염, 처진 눈. 2001년 9월 11일 이후 미국이 3519일간 그토록 애타게 추적해온 인물, 오사마 빈 라덴이었다.
이쪽에서 그의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고 "항복하라"고 소리쳤지만, 그는 대답 대신 총을 들어올렸다
그와 거의 동시에 이쪽에서 발사된 총탄이 빈 라덴의 왼쪽 눈을 관통했고, 그는 ‘인간방패’와 함께 힘없이 쓰러졌다. 쓰러진 빈 라덴의 가슴으로 또다시 총탄이 발사됐다. ‘확인사살’이었다. 빈 라덴이 인간방패로 삼은 여성은 이후 그의 부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스크린 속 화면은 파키스탄에서 빈 라덴 제거 작전에 투입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 대원 가운데 한 명이 방탄헬멧 위에 달린 카메라로 보내는 실시간 영상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 영상을 통해 특수부대가 헬기를 통해 빈 라덴 은신처로 진입하며 작전에 돌입하는 순간부터 진행 상황을 생생하게 지켜봤다.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작전 개시 때부터 목표물 발견, 시신 이동 등에 이르기까지 작전의 모든 진전 상황을 ‘실시간으로’으로 모니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브레넌 보좌관은 “백악관 상황실에 모여 이를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생애에서 가장 초조하고 불안했던 시간이었다”며 “수분이 마치 며칠과도 같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작전 개시부터 현장에서 철수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40분.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작전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 특수부대원들의 안전을 가장 염려했다”고 말했다.
또 화면에 빈 라덴의 모습이 비친 순간 참석자들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던 것은, 작전이 개시된 은신처에 실제로 빈 라덴이 있을 것으로 100%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빈 라덴의 모습을 본 순간 ‘작전 성공’이라는 안도감이 모두에게서 표현됐다는 것.
브레넌 보좌관은 “대통령은 우리 부대원들과 빈 라덴의 시신이 현장에서 철수하고 나서야 안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