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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빈 라덴 급습 작전 '실황' 모니터

화이트보스 2011. 5. 3. 11:48

오바마, 빈 라덴 급습 작전 '실황' 모니터

입력 : 2011.05.03 09:14 / 수정 : 2011.05.03 11:39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국가 안보 회의 일원들이 2011년 5월1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 라덴 작전 관련 상황보고를 받고 있다. 앉아있는 사람들은 왼쪽부터(오바마·바이든 제외) 합동 특수 작전 사령부 마샬 B 준장, 국가안보 부보좌관 데니스 맥도너프,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서있는 사람들은 왼쪽부터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 마이크 뮬렌 제독, 국가안보보좌관 톰 도닐론, 비서실장 빌 대일리, 부통령 국가안보 문제 담당 고문 토니 블린큰, 대테국 국장 오드리 토마슨,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 존 브레넌, 재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 국장/ 사진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국가안보팀, 백악관 상황실서 현장 화면 시청
길고 긴 침묵..빈 라덴 발견ㆍ사살 확인후에야 ’안도의 한숨’

1일 오후 4시쯤, 트레이닝 점퍼와 와이셔츠 차림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른팔을 테이블에 괘고 주먹을 입에 붙인 채 초조한 표정으로 TV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오른쪽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손바닥으로 입을 가린 채 상기된 표정으로 같은 곳을 바라봤다. 조 바이든 부통령,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회의(NSC) 주요 인사들도 함께 있었지만, 그들의 시선 역시 스크린에 고정돼 있었고,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스크린 속 영상이 격렬하게 흔들리는가 싶더니, 화면에 속에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남자는 영화 속 인질극의 한 장면처럼, 옆에 있던 여성의 목을 휘감아 자신의 앞에 방패처럼 세우고는 화면쪽을 노려봤다.
 
순간 참석자들 입에서는 “아!” 하는 탄식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긴 얼굴과 턱수염, 처진 눈. 2001년 9월 11일 이후 미국이 3519일간 그토록 애타게 추적해온 인물, 오사마 빈 라덴이었다.

이쪽에서 그의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고 "항복하라"고 소리쳤지만, 그는 대답 대신 총을 들어올렸다

그와 거의 동시에 이쪽에서 발사된 총탄이 빈 라덴의 왼쪽 눈을 관통했고, 그는 ‘인간방패’와 함께 힘없이 쓰러졌다. 쓰러진 빈 라덴의 가슴으로 또다시 총탄이 발사됐다. ‘확인사살’이었다. 빈 라덴이 인간방패로 삼은 여성은 이후 그의 부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그래픽=이철원·유재일·김충민 기자
스크린 속 화면은 파키스탄에서 빈 라덴 제거 작전에 투입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 대원 가운데 한 명이 방탄헬멧 위에 달린 카메라로 보내는 실시간 영상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 영상을 통해 특수부대가 헬기를 통해 빈 라덴 은신처로 진입하며 작전에 돌입하는 순간부터 진행 상황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작전 개시 때부터 목표물 발견, 시신 이동 등에 이르기까지 작전의 모든 진전 상황을 ‘실시간으로’으로 모니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브레넌 보좌관은 “백악관 상황실에 모여 이를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생애에서 가장 초조하고 불안했던 시간이었다”며 “수분이 마치 며칠과도 같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작전 개시부터 현장에서 철수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40분.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작전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 특수부대원들의 안전을 가장 염려했다”고 말했다.
 
또 화면에 빈 라덴의 모습이 비친 순간 참석자들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던 것은, 작전이 개시된 은신처에 실제로 빈 라덴이 있을 것으로 100%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빈 라덴의 모습을 본 순간 ‘작전 성공’이라는 안도감이 모두에게서 표현됐다는 것.
 
브레넌 보좌관은 “대통령은 우리 부대원들과 빈 라덴의 시신이 현장에서 철수하고 나서야 안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