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돈 댄 캄코시티 현지선 자금전용 소문 무성
현지 부동산업계선 - "캄보디아 남부 관광도시 시아누크빌에 땅 샀다더라"
부실회사가 2조 사업을? - 매출 17억, 순손실 148억인데 1년 만에 4000억 자금 모아
캄코시티 진짜 주인은 - 부산저축銀이 개발이익 60% 가져가기로 시행사와 계약
부산저축은행 등이 4300억여원을 투자한 캄보디아 캄코시티(Camko City) 사업 과정에서 최대 3000억여원이 사라진 것과 관련해 시행사인 한국 부동산개발업체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자본금 11억원짜리 회사가 어떻게 1년 남짓한 기간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20억달러 규모의 해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는지 의문투성이다.
◆"다른 땅 사는 데 투자됐다"
사라진 3000억여원에 대해 프놈펜 현지에서는 "상당 부분 다른 목적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현지에서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했던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LMW가 캄보디아 남쪽 관광도시인 시아누크빌 등 여러 곳에 대규모로 땅을 사뒀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아누크빌은 캄보디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항만 개발이 가능하고 관광지로서 잠재력도 커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 관심이 높은 곳이다. LMW 대주주인 이상호씨도 과거 10여년간 해운항만청 등에서 근무하며 항구 개발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LMW가 실제로 땅 투자에 자금을 전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외국인의 토지 취득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LMW가 땅을 샀더라도 현지인 명의를 빌렸을 것이라고 현지 교민들은 전했다.
- ▲ ‘캄보디아의 기적’을 모토로 야심 차게 사업을 추진하다 중단된 한국형 신도시‘캄코시티(Camko City)’. 타운하우스 단지 입구에는 경비원만 서 있을 뿐, 입주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캄코는‘캄보디아’와‘코리아’를 합친 말이다. /프놈펜=유하룡 기자
LMW가 불과 1년 만에 20억달러짜리 사업을 따내고 4000억원대 자금을 끌어모은 것도 의문이다. 이씨의 친구라고 밝힌 국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씨가) 서울 석촌 호숫가에 작은 주상복합 아파트를 시행했던 걸 빼면 변변한 사업을 벌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LMW의 재무 상태도 대형 사업을 추진하기는 버겁다는 분석이다. 본지가 입수한 LMW의 신용분석보고서(2009년)를 보면 이 회사는 2009년 매출액이 17억여원에 불과하고 순손실만 148억원을 기록했다. 종합신용등급은 거래안정성에 주의를 요하는 'CCC-'로 평가됐다. 신용평가회사측은 "연체나 연체에 준하는 사건이 발생한 기업으로 채무불이행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씨는 2003년 11월 직원 11명으로 LMW를 설립한 뒤 이듬해 한국도 아닌 캄보디아에서 대형 신도시 사업 계약을 맺었고 2005년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3000억원대 PF대출을 받아 사업에 착수했다.
◆캄코시티 사업의 실제 주인은?
이 프로젝트의 실제 주인이 누군지도 분명치 않다. 명목상 사업 시행사는 월드시티다. 본지 취재 결과, 월드시티는 자본금 100만달러로 LMW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었고, 나머지 51%는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한 한국 교민 2명이 각각 30.6%와 20.4%를 소유한 것으로 돼 있다. 이들 2명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국 기업 관계자는 "사실상 LMW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라고 보면 된다"면서 "대표로 돼 있는 정씨는 관리인 수준이었고 모든 중요한 사안은 이씨가 직접 결제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에 3000억여원을 대출해준 부산저축은행이 실제 주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지금까지 전체 사업비 4300억원 중 3000억여원을 댔다. 또 캄코시티 개발이익의 60%를 가져가는 것으로 LMW측과 계약을 맺었다. 현지에서는 "부산저축은행과 이씨는 사실상 동업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MW가 직접 자금관리"
LMW는 시공사와의 관계도 남달랐다. 개발사업의 경우 시행사와 시공사가 함께 자금을 집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LMW는 분양대금을 제외한 모든 자금을 직접 집행했다. 그만큼 다른 곳으로 전용하기 쉬웠을 가능성도 크다. 더구나 캄보디아는 외화송금이 자유롭고 신고만 하면 자금규모에도 제한이 없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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