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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 무관심한 돌출행각에 한국이 놀아난 꼴"

화이트보스 2011. 8. 2. 08:46

日도 무관심한 돌출행각에 한국이 놀아난 꼴"

입력 : 2011.08.02 02:09

일본 극우파 불청객들, 비빔밥 먹고 9시간 만에 돌아가
"불법체류자 대기실 보낸다" 우리 정부가 통보하자 귀국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밝힌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등 자민당 의원 3명이 1일 김포공항에서 입국 금지된 지 9시간 만에 돌아갔다.

신도 의원 등이 이날 오전 11시 3분 전일본공수(ANA) NH1161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직후, 김포공항 출입국 관리소는 이들에게 입국 불허를 통보했다. 입국 금지 외국인을 타고 온 비행기로 돌려보내는 국제관례에 따라 정부는 이들을 낮 12시 40분 도쿄행 ANA 비행기에 태우려 했다. 신도 의원 등은 "공공 안전을 위해 입국을 금지한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 우리가 테러리스트도 아닌데"라며 맞섰다. 한국 정부의 입국 금지가 '사생활 침해'라고도 했다.

이들은 곧장 출국하란 우리 정부 지시를 무시하고 농성에 돌입해 오후 3시쯤 항공사 측이 준비한 비빔밥으로 점심을 했다.

신도 요시타카(오른쪽부터), 사토 마사히사, 이나다 도모미 등 자민당 의원 3명이 1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 직후 법무부 임시 입국 재심 사무실로 인도되고 있다. 입국 금지조치를 당한 이들은 출국을 거부하며 농성하다 9시간 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외국인의 입국을 허가 또는 불허하는 것은 국가 주권 문제다. 따라서 입국 금지자에게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이들은 "(우리가) 입국 금지가 되면 큰 외교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에선 이날 우리 정부의 입국 금지가 시행된 직후 가네하라 노부카쓰(兼原信克) 공사가 외교부로 전화해 항의와 유감을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오후 6시쯤 신도 일행을 면담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를 통해 "저녁 8시 10분 ANA 비행기가 도쿄행 마지막 편인데 탑승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들과 함께 쓰는 송환자 대기실로 옮겨야 한다"고 통보했다. 법무부가 외국 의원에 대한 배려로 마련한 임시 공간에 머무르던 신도 의원 일행은 이 말에 "무토 대사가 우리의 요구를 한국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며 귀국을 결정했다. 이들은 귀국 직전 수행원을 통해 공항면세점에서 한국산(産) 김까지 샀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일본 극우 정치인의 돌발 행동에 정면 대응함으로써 거꾸로 그들이 주장을 펼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일본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극우 정치인들의 행각에 한국이 놀아난 꼴"이라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