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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폭탄은 인류가 만들어낸 최악의 무기로 꼽힌다. 하지만 앞으로 만들어질지 모를 반물질 폭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반물질이란 양성자·중성자·전자 등 통상 입자의 거울상에 해당하는 반양성자·반중성자·양전자 등으로 이뤄진 물질을 말한다. 입자와 반입자,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면 에너지와 감마선 등을 내놓고 쌍소멸해 버린다. 이때 소멸하는 질량당 에너지는 핵 분열의 1000배 이상, 핵 융합의 약 100배에 이른다. 반물질 1㎏과 물질 1㎏이 쌍소멸하면서 내는 에너지만 해도 TNT 43메가톤에 해당한다. 1㎏만으로도 차르 봄바에 필적하는 위력을 내는 것이다.
다행히 반물질은 극히 드물다. 반물질 입자를 만들려면 거대한 가속기로 입자들을 충돌시켜야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입자는 몇천 분의 1초 만에 소멸하기 때문에 제대로 관측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 6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반물질 입자로 구성된 반수소 원자를 만들어 약 6분간 ‘살려둔’ 것이 최장 기록이다.
마침 반양성자로 이뤄진 띠가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이 인공위성의 관측으로 최근 확인됐다(관계기사 2면). 연구팀은 이들 반양성자가 미래형 우주선의 핵융합로를 가동시키는 연료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미항공우주국 ‘미래개념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Concepts)’의 보고서에서 탐색된 바 있다.
조현욱 객원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콘텐츠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