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의지 확고했던 朴변호사, 여론조사 보고 再考 가능성
安원장에 시장출마 권할 수도… 어느 쪽이든 공동보조 유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변호사가 금명간 만나 누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지를 결정키로 함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두 사람의 만남에 쏠리고 있다. 두 사람 간의 담판은 이르면 6일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구미에서 안 원장의 '청춘 콘서트'가, 8일 아침에는 두 사람이 이사로 있는 희망제작소의 이사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①박원순 출마 경우
5일 일제히 나온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보자면 안철수 원장이 나서는 것이 상식이다. 안 원장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였고, 박 변호사는 누가 여당 후보로 나와도 지는 것으로 나왔다.
-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금명간 만나 누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지를 논의키로 했다. 사진은 2009년 9월 연세대 대우관에서 나란히 특강을 한 두 사람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그러나 안 원장은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51대 49"라고 했다. 안 원장은 그 이유로 "워낙 그분을 존중한다"면서 "그분이 진짜 (출마를) 원하는데 저 같은 입장에서는 고민을 안 할 수 없다"고 했다.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박 변호사가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면 안 원장이 양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경우 안 원장은 공동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박 변호사 지지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도울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안 원장은 이번에 폭발적 지지율을 확인한 만큼 대선 후보까지 염두에 둘 가능성도 있다.
②안철수 출마 경우
박 변호사가 안 원장에게 "당신이 나가라"고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백두대간 종주 중인 박 변호사를 지난 2일 만나고 서울로 돌아온 희망제작소 윤석인 부소장은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5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박 변호사와 가까운 사람에 따르면 "평소 성품으로 보아 매우 착잡해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여론조사 결과가 워낙 좋지 않아 막바지 산행이 매우 괴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될 사람이 나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③서로 보완적 관계
두 사람을 잘 아는 사람들은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선거운동을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시민사회단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진보개혁 진영과의 연계가 강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와 중도층에 호소력이 약하고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안 원장은 탈정치적 이미지로 대중성이 높고 SNS(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킹서비스)를 비롯한 온라인 문화에 강해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 두 사람의 장·단점이 적절히 조합되면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현실정치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순식간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