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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나오나

화이트보스 2011. 10. 25. 13:11

안철수 신당 나오나

[중앙일보] 입력 2011.10.25 00:03 / 수정 2011.10.25 10:50

전직의원·시민단체 인사에게
안 원장측, 작년 말부터 제안
비한나라·비민주당 세력화
야권 대통합 움직임이 변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24일 선거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한 건 사실상 ‘정치인 안철수’로서의 행보다.

 그런 만큼 서울시장 선거 이후 안 원장의 정치구상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유력하게 제기되는 것이 ‘안철수 신당론’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기존 정치권에 동조하지 않는 세력을 규합해 ‘제3세력 신당’을 만들 것이란 얘기다.

 ‘안철수 신당’은 이미 정치권에 확산돼 있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전직 의원은 “지난해 말 안 원장 측으로부터 비(非)한나라당과 비(非)민주당 성향의 세력이 뭉치는 데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쪽에서도 올 상반기까지 이와 비슷한 제안을 받았다는 인사가 적잖았다.

 그래서 ‘안철수 대 박근혜’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후보가 승리할 경우 올해 안에 신당 창당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수는 ‘야권 대통합’ 움직임이다. 안 원장이 ‘깃발’을 들 경우 그와 함께할 수 있는 인사들의 상당수가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해 있다. 이들은 박 후보 승리 시 통합정당 추진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또한 민주당에 신세를 진 상태다. 그간 박 후보는 “야권 대통합을 통해 ‘더 큰 민주당’으로 바뀌면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섣불리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기 어려운 입장인 것이다. 박 후보는 지난달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원장 주변 사람들이 얘기하던 ‘제3세력화’엔 생각이 다르다. 안 원장에게도 ‘정말 괜찮은 정치인들 50명을 모을 수 있겠느냐. 그건(신당 창당) 정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나 박 후보 등은 오히려 안 원장에게 야권 대통합 움직임에 합류해 줄 것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야권 통합이 지지부진할 경우 안철수 신당론이 가시화되고, 안 원장 중심으로 야권이 헤쳐 모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원장의 한 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도 최근 서울시장 선거 정국을 지켜보면서 정치현실을 체험한 것 같다”며 “보다 신중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 원장은 이날 박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신당 창당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글=박신홍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