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평 같은 25평… 콤팩트 아파트 시대 온다"
"이제 국내 건설업계도 기술력에만 성패를 걸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사업기획·개발·파이낸싱 능력을 융합한 광대역 복합 산업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대우건설 서종욱(63) 사장이 던진 올해 경영 화두는 '건설산업 융합(construction convergence)'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 건설은 2년 연속 600억달러(약 70조원) 수주 고지를 돌파하며 불황 속 효자 노릇을 했다. 올해도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 사장은 "갈수록 늘어나는 개발형 해외 사업을 주도할 만한 디벨로퍼 능력을 갖춰야 글로벌 톱 건설사와 경쟁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산업은 이제 끝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강하게 손사래를 쳤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주택 경기 불황에도 업계 최대인 2만3000여가구(오피스텔 포함)를 분양했고, 평균 분양률 95%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주택 명가(名家)의 위상을 회복했다.
―지난해 주택 분양에 성공한 비결이 뭔가.
"서울·수도권에선 소비자 수요를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펴면서 평면 특화 전략을 썼다. 지방은 장기간 공급이 없던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세종시가 대표적이다. 민간 업체로는 처음 아파트 2400여가구를 분양했다. 당시 다른 업체는 모두 '(분양이)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확신이 있었고 1주일 만에 계약률 90%를 넘겼다. 지역의 숨어있는 주택 수요를 정확히 파악했다."
―올해도 주택 경기가 어렵지 않겠나.
"올해 주택 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즉 하반기에 나아질 것이다. 정부가 작년 말에 발표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철폐가 법 개정으로 잘 연결된다면 주택 시장이 정상 기능을 회복할 걸로 본다. 규제를 다 풀면 가격 폭등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와 달리 투기 세력이 개입하거나 가격이 급등해도 정부가 즉시 대응할 수단을 다 갖추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 집값이 오를 텐데.
"매년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도 3~4%를 넘는데 집값만 묶여있어야 한다는 건 시장 원리에 안 맞는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이션(deflation)이 더 무섭다. 고용 창출에 가장 기여하는 게 건설업 아닌가. 그런데 공공(公共) 건설 시장이 연간 50조원에서 최근 20조~30조원으로 반 토막 났다. 민간 주택 시장이라도 제대로 움직이게 해줘야 하지 않나. 주택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거래되는 수준까지는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주택 수요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 않다. 지난 10년 동안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을 만큼 빠르게 늘고있다. 선진국도 주택 보급률 120%를 넘기 전까지 주택 수요는 계속 증가했다. 우리는 이제 100%를 넘었다. 우리 인구가 줄어드는 단계도 아니다. 주택 주 수요층이던 베이비부머가 은퇴하기 시작했지만 절대 인구는 여전히 증가세다. 2018년까지 연간 40만가구의 신규 주택 수요는 꾸준히 존재할 것이다."
―아파트 수요는 한계에 달하지 않았나.
"천만의 말씀이다. 아파트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콤팩트(compact) 아파트' 개념이 확산될 것이다. 쉽게 말해 25평이라도 35, 40평 같은 공간 구조와 효용성을 갖춘 주택이다."
―아파트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보나.
"에너지 절약형 아파트는 기본이다. 앞으로 쾌적성에도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예컨대 기존 아파트 천장이 240㎝인데 300㎝로 높이면 쾌적함이 배가돼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진다. 고급 주상복합처럼 단지 안에서 모든 게 이뤄지는 '원 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아파트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주택 상품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에 질린 소비자들의 단독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다만 단독주택은 절대가격이 만만치 않아 수요가 제한적이다. 서울 도심과 근교의 빌라형 주택이 중산층에게 각광받을 수 있다. 우리는 오피스텔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6000여실을 공급했는데 미분양이 거의 없었다."
―국내 업체가 너도나도 해외 건설에 나서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은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 없다. 해외 사업을 잘하려면 '기술력'에 '인재'와 '네트워크'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잘 훈련된 글로벌 인재 양성에 4~5년씩 걸린다. 트레이닝 예산을 더 투자하고 해외 중심 인사 시스템 마련도 필수적이다."
―리비아의 전후 재건 사업 전망은.
"우리는 올해 리비아 매출과 수주를 전혀 안 잡았다. 올해 어렵다고 본다. 선거가 치러져 신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제대로 돌아갈 것이다. 올해는 앙골라·남아공화국 등 남아프리카와 칠레, 페루 같은 중남미 시장 개척에 집중할 생각이다."
☞서종욱 사장은
서종욱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대우건설맨'이다. 대우그룹이 세계경영을 펼치던 1970년대 후반 리비아에서만 7년 넘게 근무했다. 지난해 한국인 2명이 리비아 당국에 억류됐다가 풀려날 당시 막후에서 탄탄한 리비아 인맥을 활용해 석방을 돕기도 했다.
조선비즈 핫 뉴스 Best
대우건설 서종욱(63) 사장이 던진 올해 경영 화두는 '건설산업 융합(construction convergence)'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 건설은 2년 연속 600억달러(약 70조원) 수주 고지를 돌파하며 불황 속 효자 노릇을 했다. 올해도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 사장은 "갈수록 늘어나는 개발형 해외 사업을 주도할 만한 디벨로퍼 능력을 갖춰야 글로벌 톱 건설사와 경쟁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2012년 전망을 내놓으면서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단독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어 도심과 근교의 빌라형 주택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오피스텔 시장 역시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지난해 주택 분양에 성공한 비결이 뭔가.
"서울·수도권에선 소비자 수요를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펴면서 평면 특화 전략을 썼다. 지방은 장기간 공급이 없던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세종시가 대표적이다. 민간 업체로는 처음 아파트 2400여가구를 분양했다. 당시 다른 업체는 모두 '(분양이)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확신이 있었고 1주일 만에 계약률 90%를 넘겼다. 지역의 숨어있는 주택 수요를 정확히 파악했다."
―올해도 주택 경기가 어렵지 않겠나.
"올해 주택 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즉 하반기에 나아질 것이다. 정부가 작년 말에 발표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철폐가 법 개정으로 잘 연결된다면 주택 시장이 정상 기능을 회복할 걸로 본다. 규제를 다 풀면 가격 폭등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와 달리 투기 세력이 개입하거나 가격이 급등해도 정부가 즉시 대응할 수단을 다 갖추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 집값이 오를 텐데.
"매년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도 3~4%를 넘는데 집값만 묶여있어야 한다는 건 시장 원리에 안 맞는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이션(deflation)이 더 무섭다. 고용 창출에 가장 기여하는 게 건설업 아닌가. 그런데 공공(公共) 건설 시장이 연간 50조원에서 최근 20조~30조원으로 반 토막 났다. 민간 주택 시장이라도 제대로 움직이게 해줘야 하지 않나. 주택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거래되는 수준까지는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주택 수요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 않다. 지난 10년 동안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을 만큼 빠르게 늘고있다. 선진국도 주택 보급률 120%를 넘기 전까지 주택 수요는 계속 증가했다. 우리는 이제 100%를 넘었다. 우리 인구가 줄어드는 단계도 아니다. 주택 주 수요층이던 베이비부머가 은퇴하기 시작했지만 절대 인구는 여전히 증가세다. 2018년까지 연간 40만가구의 신규 주택 수요는 꾸준히 존재할 것이다."
―아파트 수요는 한계에 달하지 않았나.
"천만의 말씀이다. 아파트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콤팩트(compact) 아파트' 개념이 확산될 것이다. 쉽게 말해 25평이라도 35, 40평 같은 공간 구조와 효용성을 갖춘 주택이다."
―아파트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보나.
"에너지 절약형 아파트는 기본이다. 앞으로 쾌적성에도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예컨대 기존 아파트 천장이 240㎝인데 300㎝로 높이면 쾌적함이 배가돼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진다. 고급 주상복합처럼 단지 안에서 모든 게 이뤄지는 '원 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아파트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올해 주목할 만한 주택 상품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에 질린 소비자들의 단독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다만 단독주택은 절대가격이 만만치 않아 수요가 제한적이다. 서울 도심과 근교의 빌라형 주택이 중산층에게 각광받을 수 있다. 우리는 오피스텔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6000여실을 공급했는데 미분양이 거의 없었다."
―국내 업체가 너도나도 해외 건설에 나서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은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 없다. 해외 사업을 잘하려면 '기술력'에 '인재'와 '네트워크'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잘 훈련된 글로벌 인재 양성에 4~5년씩 걸린다. 트레이닝 예산을 더 투자하고 해외 중심 인사 시스템 마련도 필수적이다."
―리비아의 전후 재건 사업 전망은.
"우리는 올해 리비아 매출과 수주를 전혀 안 잡았다. 올해 어렵다고 본다. 선거가 치러져 신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제대로 돌아갈 것이다. 올해는 앙골라·남아공화국 등 남아프리카와 칠레, 페루 같은 중남미 시장 개척에 집중할 생각이다."
☞서종욱 사장은
서종욱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대우건설맨'이다. 대우그룹이 세계경영을 펼치던 1970년대 후반 리비아에서만 7년 넘게 근무했다. 지난해 한국인 2명이 리비아 당국에 억류됐다가 풀려날 당시 막후에서 탄탄한 리비아 인맥을 활용해 석방을 돕기도 했다.
조선비즈 핫 뉴스 Best
'산행기 > 주택설계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이 변한다] [5] 노부부가 살 쉽고 오붓한 집… 손자들 놀러와 추억 쌓는 곳 (0) | 2012.02.12 |
---|---|
2가구가 한 집에?… 신기한 아파트 '인기' 한국일보 | 입력 2012.02.10 21:13 (0) | 2012.02.12 |
알뜰한 땅콩주택(단독주택 필지 하나에 두 채 짓는 주택)·편리해진 한옥… 단독주택의 재조명 (0) | 2011.12.23 |
‘집값, 몇 년이면 반토막 날 겁니다.’ (0) | 2011.12.09 |
이 건물 구석구석엔 햇빛이 숨쉰다 (0) | 2011.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