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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 바꾸고 大選판 바꾸라는 민주당원의 목소리

화이트보스 2012. 5. 23. 16:57

黨 바꾸고 大選판 바꾸라는 민주당원의 목소리

입력 : 2012.05.22 23:01

민주통합당 대표·최고위원을 뽑는 22일 광주 전남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이 지역 출신 강기정 후보가 488표를 얻어 1위를 했다. 그 뒤를 김한길(437표), 이해찬(371표) 후보가 이었다. 이에 앞서 울산에선 김 후보가, 부산에선 이 후보가 각각 1위를 했다. 지역마다 1위 득표자가 바뀌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해찬 후보가 손쉽게 이길 걸로 예상됐다. 친노(親盧) 세력이 김대중 전 대통령 계보를 대변하는 박지원 원내대표와 손잡고 이 후보를 새 당대표로 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예상은 지역별 경선의 뚜껑이 열리자마자 완전히 뒤집어지고 말았다. 이 후보는 한 사람이 두 명을 찍는 선거 방식을 감안해 광주 전남에서 1위를 한 강기정 후보 쪽과 손을 잡았다. 그런데도 이 지역 민주당 당원들은 이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

이날까지 세 지역 득표 합계에선 이 후보가 772표로 744표를 얻은 김 후보를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긴 하다. 그러나 순회 경선 지역 16개 시도 중 아직 12곳이 남아 있어 득표 순위는 앞으로도 엎치락뒤치락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분명해진 것은 '이해찬 대세론'은 거품처럼 꺼졌다는 것이다. 민주당 당원들이 중앙의 실력자 간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그들 나름으로 당의 활로(活路)를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친노 세력은 10년 전 노무현 후보처럼 '호남이 미는 PK 후보'를 내면 이길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박지원 의원에게 원내대표 자리를 주고 대신 이해찬 후보를 당대표로 내세워 문재인 고문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원들은 울산에 이어, 민주당 본거지인 광주 전남에서 그 구상에 대한 거부의 뜻을 명확히 했다. 10년 전 광주는 이인제 후보 대신 노무현 후보를 선택해 노풍(盧風)의 진원지가 됐다. 이번 광주 경선 결과는 '노풍이여 다시 한 번…'이라는 친노 구상을 뒤집어 버렸다.

민주당 당원들은 당 지도부가 짜려는 대선 구도(構圖)로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을 상대할 수 없으니 새 그림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일부는 벌써부터 "국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긴 해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처럼 비치는 구도를 짜서는 대선 필패(必敗)"라고 말해왔다. 이해찬 후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당대표 후보 역시 같은 주장을 해왔다.

민주당 대표 경선이 이런 흐름을 이어갈 경우 '이해찬·박지원' 카드 밖 인물이 대표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져가고 문재인 고문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선 후보 경합 역시 다시 짤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원들이 찾는 후보가 당 안의 다른 누구인지 아니면 당 밖의 안철수 교수인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제부터 민주당이 중앙의 각본대로 가지 않을 것이고, 그것이 대선 구도를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