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6.10 22:58 | 수정 : 2012.06.10 23:50
이 대표는 당선 후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경선 막판에는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을 '삐라 지원법'이라고 비난하고,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 시도를 '악질적 범죄행위'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렇게 역(逆)색깔론 공세를 편 것이 지지층 결집을 불렀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이 대표 당선 후 민주당 지지도가 올랐다는 자료는 없다. 당 밖 분위기는 그 반대라는 게 정확할 듯하다. 설사 이 대표의 그런 판단이 옳다 하더라도 이 대표의 거친 발언으로 일반 국민과 민주당의 거리는 더 멀어졌고, 어두운 대선 전망은 조금도 밝아지지 않았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중도층 유권자는 민주당과의 거리를 더 실감할 것이다.
지난 4월 총선 때 민주당은 승리를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때 당의 몰락을 걱정하던 새누리당에 과반 의석을 넘겨주며 참패했다. 한미FTA 재협상, 제주 해군기지 무효화 등 통합진보당이 외치는 과격한 주장에 끌려 다니는 모습과 나꼼수 출신 김용민 후보의 막말이 민주당의 결정적 패인이었다. 총선 이후에도 민주당의 대선 동반자인 진보당의 경선 부정과 종북(從北)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마당에 이 대표가 진보당의 종북(從北) 세력까지 감싸며 "악질적 매카시즘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는 것은 총선 때의 실패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친노(親盧)라는 자기 세력 기반을 똘똘 뭉치게 해서 경선에서 승리했고, 그 승리에 취해 그 방식대로 앞길도 헤쳐 나가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에선 지지층을 보다 키워 나가는 방식이 아니면 승리할 수 없다.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은 자신들이 집권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지 아니면 반대로 멀어지고 있는지 냉철하게 판단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