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7.06 03:11
"너희가 벌어 결혼하라"는 어느 부모
'고등학교 졸업하면 독립해야 한다.'
서울 중구청 김태도(57) 도시디자인과장이 세운 자녀교육 원칙이다. 딸 유란(30)씨는 학자금 대출로 대학을 마치고 공무원이 됐고, 자기 월급으로 갚아 나갔다. 작년 가을, 딸이 결혼할 남자를 데려왔다. 김 과장은 "부모 신세 지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면 허락하겠다"고 했다.
상견례 때 김 과장은 사돈에게 "자식이 장성하면 스스로 자기 삶을 꾸려야 하니, 도와주지 말자"고 했다. 사돈은 조용히 듣다 대답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알겠습니다."
서울 중구청 김태도(57) 도시디자인과장이 세운 자녀교육 원칙이다. 딸 유란(30)씨는 학자금 대출로 대학을 마치고 공무원이 됐고, 자기 월급으로 갚아 나갔다. 작년 가을, 딸이 결혼할 남자를 데려왔다. 김 과장은 "부모 신세 지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면 허락하겠다"고 했다.
상견례 때 김 과장은 사돈에게 "자식이 장성하면 스스로 자기 삶을 꾸려야 하니, 도와주지 말자"고 했다. 사돈은 조용히 듣다 대답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알겠습니다."

젊은 부부는 신랑 저축 4000만원에 대출 3000만원을 보태 서울 개포동에 7000만원짜리 전셋집을 얻었다. 결혼식 비용도 하객들 식비만 양가 부모가 반씩 내고, 나머지 비용은 유란씨 저축으로 해결했다.
주위에서 "주워온 딸이냐"고 했다. 김 과장은 "솔직히 딸이 '이번만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줄 생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젊은 부부는 "앞으로 열심히 저축해 3년 안에 융자를 갚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김 과장에게 보여줬다. 김 과장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유란씨는 "어려서부터 '자기 힘으로 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지만 정말로 '네 힘으로 결혼하라'고 하실 줄은 몰랐다"고 했다. "처음엔 서운했는데, 지금은 아빠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어요. 제 힘으로 결혼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 "장인이 집 안사준다"며 장모 멱살 잡은 의사 사위 김수혜 기자
- 예물 줄여 함께 제주도 여행 간 사돈, 돌아와선… 이혜운 기자

- "예단 보내지 마라"는 시어머니를 웃게 한 선물 이기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