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6개월 전이다. 민감한 시기에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38세)가 돌연 홍콩 연수를 간다고 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대선 전 주변정리로 해석하는 듯 하다. 4월 총선에서 부산저축은행 건이 터지지 않았으니 대선 때는 더 채비를 단단하게 할 모양이라고.
예비 대선주자에게는 주변인들의 거취 뿐 아니라 정말 사소한 일 하나라도 나비의 날갯짓이 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준비와 빈틈 없는 수행이 필요하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잘 모르고 있음이 분명한 사소한 팁을 하나 지적하려고 한다. 이는 혹자들에게는 퍽 사소해서 “에이, 뭘 이런 걸”하며 썩소를 날릴 수도 있으나, 사실은 진짜로 사소하지 않은 팁이다.
서두가 길었다. 사소한 그 무엇은 바로 박 전 위원장의 아이라인이다. 감히 ‘파워드레싱의 여왕’인 박 전 위원장의 메이크업을 논해?라며 따질 분에 계실 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아닌 건 분명히 아닌 거다.
그간 박 전 위원장의 이미지메이킹에서 늘 지적되어왔던 것은 30년 동안 불변했던 헤어스타일이었다. 아주 잠깐 단발웨이브 스타일을 선보이긴 했다. 본인이 더 어색했던지 머리를 풀어 내리자마자 곧바로 회귀모드로 선회했고 두상 위로 올라간 머리칼은 이후 두번 다시 내려오지 않았다.
헤어스타일은 사람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큰 요소이므로 주요 지적 대상이 되는 건 당연하다. 놓치기 쉬운 아주 작은 구석이라도 오랜 기간 누적되면 이미지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대부분 놓친다. 아이라인 같은.
사진자료를 뒤져보니 10년 전 박 전 위원장의 아이라인은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어서 이윽고 노안이 찾아 왔는지 박 전 위원장의 아이라인도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외연을 이루고 있는 요소는 어릴 때부터 퍼스트레이디로서 몸에 밴 우아함, 그로써 완성된 태도 같은 것들과 어떤 TPO에도 결격을 찾을 수 없는 패션의 총합이라 하겠지만 솔직히 아이라인만은 예외다.
박 전 위원장의 아이라인은 분명히 누구의 손도 빌지 않고 온전히 혼자 그린 손놀림이다. 그러므로 속눈썹과 미세하고도 일정한 거리를 띄워 아이라인을 그리는 것일 테다. 꼼꼼히, 속눈썹을 메꾸면 속눈썹이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들어서일까. 박 위원장의 아이라인은 그래서 늘 눈동자와 따로 논다. 속눈썹과 윗 눈꺼풀의 단면을 메꾸지 않은 박 위원장의 눈은 때로 위쪽으로 흰자가 보이는 듯, 무서운 삼백안이 된다.
보통사람들은 아랫 흰자가 보일 때 삼백안이라고 한다.
박 위원장은 아이라인을 잘못 그려서 삼백안을 만들고 있는 것.
관상에서 사백안은 살인자 등 흉안으로 치며 도화안은 눈꼬리로 판단한다.
좀 안됐지만 박 위원장 곁에는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듯 하다. 그게 아니라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말해야 할 일이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하므로 거듭 부연하자면 지금 방식의 아이라인은 노인들이 자주 그리는 형태라는 것이다. 10년 전과 현재의 박 위원장 모습에서 가장 변한 곳은 바로 눈이다. 눈의 초점이 또렷했던 이전과 달리 노안이 와서 눈이 주는 이미지가 선명하지 않을수록 더 꼼꼼히 메꿔야 하는 게 아이라인이다.
김연아와 박은혜의 아이라인. 아이라인은 이렇게 그리는 것이다.
아이라인은 외모와 패션에 민감한 요즘 청소년들도 매우 신경쓰는 뷰티트렌드다.
-중학교 교사가 전하는 말인즉, 김연아가 방송에 한 번 나오면 아이들이 아이라인을 진하게 그리고 다닌다고 한다. 롯데리아에서 애들끼리 아이라인 그려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정샘물, 이경민보다 더 잘 그렸다. 학교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어서 아이라인 그려주고 500원씩 받는다고 한다.(쇼퍼홀릭 패션 칼럼니스트 김민경)
한국의 여성정치인 대부분이 거무칙칙한 정장 슈트로 때울 때, 스스로 ‘내추럴 본’ 국가대표 패셔니스타였던 박근혜 위원장의 아이라인이 헤어스타일보다 먼저 바뀌어, 삼백안에서 탈출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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