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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BW(신주인수권부사채)' 이사도 아닌 産銀팀장(벤처지원팀장 강성삼씨)이 의결 참여

화이트보스 2012. 8. 27. 11:33

'안철수 BW(신주인수권부사채)' 이사도 아닌 産銀팀장(벤처지원팀장 강성삼씨)이 의결 참여

  • 배성규 기자

  • 입력 : 2012.08.27 03:17

    벤처서 주식·돈 11억여원 챙겨 2002년 구속된 인물
    産銀투자가 상장 성패 좌우… 벤처업계에 막강한 영향력
    安측 "産銀서 파견한 강씨 왜 이사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안철수<사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99년 10월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대표이사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했을 때 정식 이사가 아닌 외부 인사가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에서 이사가 아닌 사람이 의결에 참여한 것은 기업 관행상 이례적인 일로, 'BW 발행' 의결의 적법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은 1년 뒤인 2000년 BW를 행사해 300억여원의 주식 평가 이익을 얻었다. 이사회 당시 안 원장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동생 안상욱(한의사)씨는 안랩의 이사와 감사였으나 이사회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안철수 BW 발행' 적법성 논란

    1999년 9월 21일자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사록과 미래경영연구소(황장수 소장)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BW 발행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를 의결하는 이날 이사회에는 안 원장과 LG창투에서 파견한 이사인 이은택씨, 삼성SDS 파견 이사인 김영준씨, 나래이동통신 대표로 역시 파견이사였던 이홍선씨, 산업은행 벤처지원팀장이었던 강성삼씨 등 5명이 참석했다. 당시 강씨는 이사가 아니었지만 안 원장 및 다른 이사들과 함께 1999년 10월의 이사회 의사록에 사인을 했다. 강씨는 6개월 후인 2000년 3월에야 산은의 파견이사로 선임됐다.

    재계 및 회계 전문가들은 "이사가 아닌 사람이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의결의 효력과 BW 발행에 법적 하자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안 원장 측은 부인 김미경 교수가 당시 BW 발행 의결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 18일 김 교수의 이사회 불참 증거로 이날 이사회 의사록을 공개했었다.

    안 원장 측은 "강씨는 산은이 적법하게 파견한 당연직 이사였는데, 왜 99년 당시 이사에 포함되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주식로비 관련 인사가 한때 무자격 이사 참여

    강씨는 벤처업체들로부터 주식 로비를 받은 혐의로 나중에 처벌된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산은 팀장으로 재직하던 1999~2000년 유명 벤처기업인 장미디어와 오피콤, 아라리온 등 4~5개 벤처기업에 산은 자금을 투자해 주는 대가로 11억8000만원대의 주식과 현금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2002년 4월 구속됐다. 그와 함께 일한 산은의 다른 임직원 2명도 같이 처벌됐다.

    당시 벤처업계에선 산은에서 지분 투자를 받느냐 여부가 벤처로서 성공 및 코스닥 상장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여겨졌다. 강씨가 이사 자격도 없이 안철수연구소 이사회에 참여해 의결권까지 행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사정 때문으로 보인다. 안철수연구소에서 강씨의 입지가 상당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강씨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안철수연구소가 한때 조사 대상에 올랐었다는 얘기도 있다. 강씨의 공소장에는 '산업은행의 투자업체 중 40개 업체에 대한 유·무상 증자 및 주식매각 내역서, 벤처투자업무 관련 주식매각 현황자료, 주식투자 승인신청서, 주식인수계약서 등에 대한 수사기록'이 첨부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안철수연구소를 수사하진 않았다"면서도 "안철수연구소가 산은이 투자한 40개 벤처업체에는 포함돼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안 원장 측은 "안철수연구소는 강씨 사건과 무관하며 이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은 일이 없다"며 "이는 검찰도 확인한 사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