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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이어도 1차 방파제는 韓美동맹… 제주기지 능력 확대해야"

화이트보스 2012. 9. 25. 15:09

독도·이어도 1차 방파제는 韓美동맹… 제주기지 능력 확대해야"

  •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 입력 : 2012.09.25 03:01

    [한 달 넘은 中·日 충돌, 동북아 격랑 속으로… 한국의 길을 말하다]
    [2] 한용섭 국방대학교 부총장 - 한미동맹 강화하며 '聯美和中 전략' 필요

    - 댜오위다오 분쟁 주춤, 패네타 국방 중재가 먹힌 것
    한미동맹 약해지면 日 독도에 더 세게 나올거 뻔해
    천안함땐 韓美日 공조 견고… 日 '독도 惡手'로 약화
    中 근육질 변신… 한국이 동북아 안보체제 추진하자

    - 中 2025년엔 美경제 추월, 2개 항모전단 가질 것
    제주기지 활용한 이어도 순찰·감시 능력 확보 필요
    중간자 한국이 中日 새 지도자 설득, 협력체제 구축

    "차기 정부는 우리 안보를 챙기면서도 중·일의 차기 지도자들에게 한·중·일이 협력하는 동북아 다자(多者)안보체제를 설득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우리는 양국 사이에 있는 중간자적인 입장이고 양국에 한 번도 해를 끼친 적이 없으며 한류 등 소프트파워를 갖고 있는 강점이 있어 주도적으로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한용섭 국방대학교 부총장은 24일 최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을 해소하고 독도·이어도 분쟁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으로 3국의 새 지도자가 다자안보체제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총장은 또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경제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상호 의존성을 강화해 평화와 공동번영의 조건을 만들어 3국 간 안보갈등 요소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또 다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도·이어도 문제가 갈등·충돌로 번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한미동맹의 지속적 강화 발전도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과는 상호 협력의 폭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방책을 '연미화중((聯美和中) 전략'이라고 했다.

    한용섭 국방대학교 부총장은 24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이 약화하고 미국의 국력이 중국에 비해 약화하면 일본이 독도에 대해 더 강경한 태도 취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부총장은 중국과는 한미동맹의 기본 틀 내에서 중국과 협력하며 지내는 ‘연미화중(聯美和中)’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센카쿠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최근처럼 악화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핵심 국가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관련해 중국과 갈등관계에 있는 베트남·필리핀 등과 군사협력을 강화해왔다. 동중국해의 센카쿠에 대해서도 미국은 2010년 미·일 상호방위조약상 방위 대상이 된다고 선언해 '미·일 대(對) 중국' 간 대결구도가 됐다. 이번에 일본이 센카쿠 국유화를 결정하니까 중국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앞으로 센카쿠 충돌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당장 무력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양측 모두 외교적 해결을 모색할 것이다. 미국 패네타 국방장관이 방일 때 일본 지지 입장을 밝히고 중국을 방문해선 시진핑과 대담을 통해 중국 불만을 들어주면서 자제를 촉구한 것이 양측 모두 외교적 해법으로 돌아서는 데 영향을 끼쳤다. 미국이 동북아에서의 안정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처음부터 중국도 무력 충돌을 원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중국이 대외적으로는 공세적인 모습이지만 일본과 해군력을 비교해보면 일본이 앞서 있다. 일본은 이지스함 6척을 보유하고 있고 미사일 타격 능력과 첨단 지휘통제(C4I) 능력에서 중국보다 우세하기 때문에 실제 무력 충돌까지 가긴 어렵다.

    또 중국이 민족주의 감정을 활용하고 있지만 대일 항의 시위를 무한정 허용할 때 오히려 국내정치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노다 정권도 우경화로 너무 심하게 몰아가면 자민당에 다시 정권을 빼앗길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센카쿠를 둘러싼 중·일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은 어떤가.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국력 부상과 해공군력 증강 때문에 지금보다는 센카쿠를 둘러싼 중·일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2020년쯤이면 중국 해군의 영향권이 괌-사이판-팔라우 군도를 잇는 이른바 제2도련(島��·섬과 섬을 잇는 쇠사슬)으로 확대된다. 2025년쯤이면 중국 경제력이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센카쿠가 미·일 상호방위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유사시 미군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개입할 것 같나.

    "만일 중·일이 실제로 무력 충돌을 해 센카쿠가 중국 손에 넘어간다면 유사시 대만도 지키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미국은 확실히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런 사태를 예방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중국도 당분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선 위기 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미·중 양국 간 군 수뇌부 교류, 핫라인 구축, G2 전략적 경제 대화 등이 그런 예다."

    ―중국이 이젠 거침없이 나오는 양상인데 왜 그런가.

    "덩샤오핑 시절엔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였지만 장쩌민을 거쳐 후진타오 시대엔 중국 경제력이 일본을 추월하자 일본에 대해선 따질 건 따진다는 자세다. 이젠 유소작위(有所作爲·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하고 싶은 대로 한다)인데 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영토와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행태도 그런 예다."

    ―중국의 전략이 바뀐 것인가.

    "중국 군사전략은 과거에 비해 적극방어 전략으로 바뀌었다. G2 경제대국으로 자신감을 얻고 중화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를 중화민족의 대부흥기로 선언한 상태다. 과거 청나라 시절인 1820년대에 중국은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2%를 차지한 적이 있는데 과거의 그런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지상군 대국에서 해양세력으로 팽창을 시도하고 있는데 2025년이면 2개 항모전단을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중국에 완전히 밀린 일본이 이를 빌미로 군비 증강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하고 자위대가 본격적인 군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일본 방위비가 560억달러 정도였는데 이번 사태에 자극을 받아 앞으로 미국과의 미사일 방어(MD), 첨단 지휘통제 시스템, 5세대 스텔스기 F-35 도입 등을 통해 해공군력의 중국에 대한 질적 우위를 계속 유지하려 할 것이다. "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이 보인 것과 같은 행태를 일본이 우리 독도에서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일본이 독도에 대해선 중·일 간 갈등보다는 강도가 약하지만 계속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역할인데 한일 양국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기 때문에 미국이 양국 간 갈등 자제를 촉구해왔다. 한미동맹이 약화하고 미국의 국력이 중국에 비해 약화하면 일본이 독도에 대해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굳건한 한미동맹이 지속하면 일본이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는 취하기 힘들 듯하다."

    ―한일 간 독도 무력 충돌 발생시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 같나.

    "미국의 기본입장은 영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라는 것이고 한일 간에는 중립이다. 미국은 한일 간에 실제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여러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사실 금년에 독도 문제가 불거져 한일 관계가 나빠졌을 뿐이지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는 중국이 견제할 정도로 한·미·일 간에 긴밀한 공조가 이뤄졌었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잘못 건드려 한·미·일 공조를 약화시킨 측면이 있다."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가 중국에 대해 대국에 걸맞은 자세와 역할을 요구하듯이 일본이 동북아에서 책임 있는 대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본의 역사에 대한 의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촉구해야 한다. 일본의 역사 인식은 2차대전 후 샌프란시스코 조약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현대화, 세계화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이어도 문제는 어떠한가.

    "이어도는 우리가 이미 2003년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어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해도상 표기, 해저지형 탐사, 해양환경 조사, 학술지 기고 등 이어도 영유권에 대한 국제법적 근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 또 외교부·국토부·국방부 간에 정보공유 및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앞으로 완공될 제주기지 등을 활용해 지속적이고 신속한 순찰감시 능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이어도 상공이 일본의 방공식별구역 안에 들어가 있는데 이 또한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 센카쿠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센카쿠 갈등의 파고가 소강상태인 데엔 양국에 자제를 촉구한 미국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한일 간 독도, 한중 간 이어도 사태의 예방을 위해선 한미동맹의 지속적 강화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한나라·청나라 등 중국이 대륙에서 통일을 했을 때 우리나라를 침략하곤 했다. 지금 중국은 역사상 다섯 번째 통일대국인데 중국의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선 한미동맹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중 간에도 상호 신뢰 구축과 전략 대화를 발전시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연미화중(聯美和中)' 전략이다.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한 해공군력 증강도 필요하다."

    한국도 해공군력 키워야… 국방비를 GDP 3% 수준으로

    ―해공군력 증강을 말씀하셨지만 우리가 중·일과 같은 수준의 군사력을 가질 수는 없지 않은가.

    "해군력 중엔 은닉성이 뛰어나 전략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잠수함이 중요하다. 중국은 7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은 18척에서 22척으로 잠수함을 늘려가고 있다. 공군의 경우 차세대 전투기는 물론 공중급유기가 필요하다."

    ―최근 국방부는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2~2030' '국방중기계획 2013~2017'을 발표했는데 해공군력 증강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계획들은 한국군의 합동전력체계를 발전시키고 2015년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주도하는 한국 방위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해공군 전력은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중기계획에서 계속 지연돼 왔다. 이제 동북아 영유권 분쟁 가능성과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대를 맞아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 이명박 정부 때 국방예산이 연평균 5% 안팎 늘었다. 차기 정부에선 현재 GDP의 2.8% 수준인 국방비를 3%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전력증강 사업들을 국가적으로 지원해주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한용섭 부총장은…

    30여년 동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한미동맹 발전과 동북아 안보협력 분야에서 교육·연구를 해온 군내(軍內) 중진 국제정치학자다. 최근에는 '미중 경쟁시대의 동북아 평화론' 등의 책을 통해 불확실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의 미래 한국 국방정책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 하버드대 정책학 석사를 거쳐 미 랜드(RAND) 대학원에서 안보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 한국평화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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