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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단일화 함구령 풀고 '이길 후보論'… 文 "단일화, 본선보다 힘들수도"

화이트보스 2012. 10. 23. 10:44

安, 단일화 함구령 풀고 '이길 후보論'… 文 "단일화, 본선보다 힘들수도"

  • 황대진 기자
  • 박국희 기자
  • 입력 : 2012.10.23 03:00 | 수정 : 2012.10.23 08:54

    불붙은 단일화 논의

    연말 대통령 선거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22일 "국민이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주면 그에 따를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22일 정치제도 1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안 후보가 제시한 '단일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됐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번 주부터 정치 혁신에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양측은 11월 25~26일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 시기와 방법을 둘러싸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재외선거대책위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文 "黨 뜯어고쳐 단일화 승기" 정치쇄신 나서
    지역구의원 감축 등 혁신안 내 3주간 새정치만들기 쏟아낼듯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2일 선대위에 ‘새로운정치위원회’를 발족하고 지역구 의원 수 감축,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책임총리제 등 1차 정치·정당 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앞두고 안 후보 측과 벌일 ‘정치 혁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문 후보는 21일 호남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후보 단일화가 본선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 그만큼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문 후보가 정치혁신에 더 박차를 가하려고 하는 것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문 후보는 이날 ‘새로운정치위’ 출범식에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헌법에 따라 책임총리와 권한을 나누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게 책임총리제를 고리로 하는 공동정부론을 제안해놓은 상태다.

    문 후보는 이어 “지역주의의 기득권을 깨기 위해서는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을 200석 정도로 줄이고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등을 통해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문 후보 측은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평상시 당 소속 현역 의원들을 평가하고, 지역구·비례대표 후보로 나설 만한 신인을 물색하는 등 ‘상시공천시스템’을 갖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이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방침을 밝히면서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부패 행위자와 정치자금법·선거법 위반, 부동산 투기, 탈세, 병역 비리 등 5대 비리 행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민주당과 함께 책임지고 실천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도 혁신하겠다”고 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안철수라는 에너지를 문재인이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가 21일 자신의 핵심 측근들을 2선으로 후퇴시킨 데 이어 곧바로 정치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후보 단일화 때문이다. 새로운정치위원회 간사를 맡은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앞으로 3주 동안 문재인 캠프가 어떻게 정치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올 대통령 선거의 성패를 좌우한다”면서 “그래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서도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동작구의‘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를 방문, 직원들과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오종찬 기자
    安캠프 일제히 "우리라야 반드시 승리" 쏟아내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 선호… 대선후 신당 창당 얘기도 나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은 ‘이기는 후보론’을 들고 나왔다. 지난 19일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이겨서 끝까지 가겠다”고 말한 게 신호탄이었다. 주요 참모들은 22일 일제히 “(박근혜 후보에) 이길 수 있는 후보로 단일화되어야 한다”는 말을 쏟아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22일 브리핑에서 “국민께서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 주시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송호창 본부장 역시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단일화 시점을 적시했다. 대선 후보 등록일(11월 25~26일) 전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의 19일 발언 때까지만 해도 안 후보 캠프에는 ‘단일화 함구령’이 내려져 있었다. 적기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사나흘 만에 ‘승리’라는 말까지 써가며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승기를 잡기 위한 포석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박 본부장은 “(국민은) 정권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는 두 가지 과제를 다 해낼 수 있는 후보가 안철수 후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더 많은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선거 과정에서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지금 후보로서 하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취약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까지 한 것이다.
    금태섭 상황실장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은 당연히 정권 교체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이기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고, 민주당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구체적인 단일화 규칙에 대해서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고 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했다.

    안 캠프에서는 후보 등록일 직전에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대선 후 여야를 아우르는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단일화 과정에서 밝힐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무소속 대통령’에 대한 우려를 씻을 수 있는 카드가 ‘대선 후 신당 창당’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