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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옳은 건 옳고 그른 건 그르다"고 맺고 끊어야기사100자평(22) 크게 작게요즘싸이 공감조선블로그MSN 메신저입력 : 2012.11.04 23:32

화이트보스 2012. 11. 5. 10:26

안철수, "옳은 건 옳고 그른 건 그르다"고 맺고 끊어야

입력 : 2012.11.04 23:32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과연 강정이어야 했는지, 충분히 주민 동의를 구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주민의 말씀을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해군기지 건설 자체에 대해선 "지난 여러 정부에서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면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있는 게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 후보 측은 이날 4대강 실태조사를 거쳐 대형 보(洑) 철거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7월 강정마을 주민이 2009년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무효로 해달라며 낸 소송에 대해 "절차가 적법했다"고 판결했다. 제주기지는 김영삼 정부 첫해인 1993년 처음 구상이 나왔고 노무현 정부 때 제주도민 54.3%와 강정마을 주민 56%가 찬성하는 여론조사를 거쳐 2007년 확정됐고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착공했다. 2009년 8월 기지 반대파가 제기한 제주지사 주민소환 투표는 투표율이 11%에 그쳐 투표함을 여는 데 필요한 33.3%에 못 미쳤다. 이런 마당에 안 후보가 '제주기지 건설은 필요하지만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제주기지 찬반(贊反) 입장 어느 쪽도 거스르지 않겠다는 태도로 비친다.

안 후보 측이 100% 완공된 4대강의 16개 보의 철거를 검토하겠다면 국가 예산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을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실태조사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쪽에 초점을 맞추면 하나 마나 한 원칙론에 불과하다. 이것 역시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쪼개진 양쪽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 태도만 문제 삼을 일도 아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복지도 확충하고 경제 민주화도 하겠다며 야당 쪽 경제 노선으로 달려가는가 싶더니 조만간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전북에 가선 "(진주에 뺏긴) LH공사 문제를 내 일처럼 해결하겠다"고 하고 경남에선 "LH공사 이전이 포함된 진주 혁신도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50일도 안 남은 대선에서 어느 한 쪽 표를 잃게 될까 노심초사하는 후보들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원칙 없이 집토끼, 산토끼 양편을 곁눈질하다가는 양쪽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될 뿐이다. 후보가 국가 현안에 대해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맺고 끊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이 나라의 운명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