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1.19 03:11
알제리, 인질 35명 사망 '막무가내 구출작전'… 납치 세력 "외국회사 시설 추가 공격"
-알제리, 美 합동작전 제안 묵살
무장세력, 지프 5대에 인질 분산… 알제리, 헬기 띄워 무차별 폭격
지프 4대 전복… 대부분 사망
-무리한 작전… 알제리는 왜?
알제리·납치 세력 20년 政敵 정부軍, 인질 구출 작전보다 무장세력 소탕에 무게 둬
17일 알제리 천연가스전에서 발생한 인질극 참사는 인질 35명과 인질범 15명이 사망하며 2004년 러시아 북오세티야공화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인질극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외국인 인질 30여명은 18일까지 행방불명 상태로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알제리 국영매체가 전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17일 참극은 인질범들이 이날 오후 지프 5대에 영국·프랑스·일본 등 외국인이 포함된 인질을 나눠 태운 뒤 리비아 국경 방향으로 탈출하면서 시작됐다. 가스전을 포위하고 있던 알제리군은 즉각 헬리콥터를 띄워 지프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지프 4대가 파괴됐으며 차에 있던 인질과 인질범들은 폭탄에 맞아 즉사하거나 불에 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살아남은 아일랜드인 스티븐 맥폴은 "지프에 탄 인질들의 입이 테이프로 막혀 있었으며 폭탄이 목이나 몸에 묶여 있었다"고 말했다. 맥폴은 타고 있던 지프가 알제리군의 공격을 받지 않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AP는 사망한 인질 중 외국인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노르웨이 필리핀 등 최소 9개국을 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질범의 배후인 '마스크를 쓴 여단'은 18일 "외국 회사의 시설에 접근 마라. 예상치 못한 곳을 공격할 것"이라며 추가 테러를 시사했다.
일부 인질은 탈출 과정이 아닌 가스전 내부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중 혼란을 틈타 현장을 탈출한 이는 "바닥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고 말했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알제리군은 18일에도 가스전 포위를 풀지 않고 남은 인질범 색출을 벌이고 있다.
일부 인질은 탈출 과정이 아닌 가스전 내부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중 혼란을 틈타 현장을 탈출한 이는 "바닥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고 말했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알제리군은 18일에도 가스전 포위를 풀지 않고 남은 인질범 색출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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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군 병력이 17일 말리 수도 바마코 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나이지리아와 토고 병력 100여명이 말리 북부에서 이슬람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는 프랑스를 돕기 위해 말리에 파병됐다. /AFP 연합뉴스
알제리 정부가 외국인 인질 사망에 따른 부담을 무시하고 인질범 소탕 작전을 벌인 것은 군부가 장악한 현 정부와 인질범들의 배후인 이슬람주의 무장 세력 사이에 전개된 권력 쟁탈전 역사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1991년 12월 치러진 총선에서 이슬람 세력이 압승하자 군부가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이에 반발한 이슬람 세력은 이듬해부터 무장 투쟁에 들어갔으며 알 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와 연계해 반정부 테러 등을 벌여 왔다.
프랑스의 말리 공습은 인질범들의 핑계일 뿐 공습 전부터 가스전 인질극이 계획돼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17일 "(인질범들이)프랑스가 말리에 파병하기 전부터 이번 작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알제리 정부가 인질 구출보다는 테러범 소탕에 가까운 군사작전을 감행한 것도 정치적 위협인 AQIM이 영향력 강화를 위해 이번 인질극을 벌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자국 인질 17명 '쇼크'에… 日아베, 급거 귀국 도쿄=차학봉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