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3.04 03:01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

문 위원장은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야당이 한번 양보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국회에 일임하면 오늘 당장 풀리는 문제"라며 "우리는 발목 잡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자기(대통령)가 책임질 것을 우리한테 돌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행(대변인)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협박하는 거냐 뭐냐, 아주 불쾌하다"고 했다. 그는 "국민 상대로 직접 정치한다는 거 같은데 그러면 대의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신종) 포퓰리즘"이라고도 했다.
문 위원장은 "정부조직법에 관련된 문제이고, 법률 제·개정에 관한 사안은 국회에서 풀어가는 것이 삼권분립 원칙"이라며 "앞으로도 청와대에서 직접 법률 문제를 건건이 풀겠다는 건가. 대통령이 앞으로 이렇게 가면 큰일 난다"고 했다.
정부 조직 개편안을 풀어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식을 '유신 시대'와 '이명박 정부'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모든 걸 '여기(청와대)서 오더(명령·order) 내리면 하란 대로 하지 왜 말이 많아' 이런 식으로 한다면 앞으로 박근혜 정부는 큰 문제를 안게 될 것"이라며 "입법부가 시녀 역할을 하는 건 유신 시대에나 가능했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지금은 국회선진화법이 있기 때문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하지 못하는 것이지, 예전 같았으면 직권 상정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은) 여당도 중요한 국정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며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이 줄줄이 나와서 기자회견으로 야당을 겁박하는 것이 무슨 정치인가"라고도 했다.
문 위원장은 청와대 여야 대표 회담 제안에 대해서도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는 "여우와 두루미에 관한 이솝우화처럼, 어차피 서로 못 먹을 것을 마련해 놓고 청와대로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라며 "들어가봐야 어차피 못 먹고(결론을 못 내고) 헤어질 것이고, 그러면 국민에게는 두 번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