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현대車 간부들 "우리도 생산직만큼 대접해달라"

화이트보스 2013. 4. 22. 14:55

현대車 간부들 "우리도 생산직만큼 대접해달라"

  • 이인열 기자
  • 김은정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입력 : 2013.04.21 21:53

    과장·부장급 최근 노조 결성… 정년 연장·월차 보장 등 요구 "다 들어주면 경쟁력 하락" 지적
    생산직은 7주째 주말특근 거부… 생산 차질액 1조원에 육박

    '정년은 59세까지 늘리고, 월차도 허용해 달라.'

    지난달 말 과장·부장급 간부사원을 중심으로 새로 생긴 현대자동차 간부직 노조가 "우리도 생산직 수준의 처우를 해달라"는 내용의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가 가뜩이나 생산직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외국 공장에 뒤지는 상황에서, 간부직 노조까지 가세해 '제 몫 찾기'에 나서면 글로벌 경쟁력이 더욱 약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의 간부직 노조 가입 대상은 1만여명에 이른다.

    21일 현대차와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간부직 노조는 최근 정년 연장 등을 담은 6개 항의 요구 조건을 내놨다. 6개 항의 핵심은 '생산직과 동일한 수준의 고용 안정과 수입 확보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생산직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자신들의 몫이 줄고 있다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온 간부직들이 노조를 결성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간부직 노조는 이번 요구안에서 현재 58세인 간부직 사원의 정년을 생산직 조합원처럼 '59세+추가 1년'으로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월차 휴가의 경우 법적으로는 월차휴가가 폐지됐지만, 현대차 생산직은 노사 합의를 통해 월 1회의 휴가를 보장받고,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수당으로 받는다. 간부직 노조도 생산직처럼 월차휴가 보장을 요구했다. 더 나아가 그동안 간부이기 때문에 반납했거나 적게 받은 수당을 소급해서 지급해 달라는 요구도 제시했다.

    생산직 조합원은 징계를 할 때 노조 측이 별도 징계위원회를 열어 심의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간부직 노조도 생산직과 동일한 징계 절차를 거치도록 요구했다.

    간부직 노조는 올 임·단협에서 사측과 대표 협상권을 가진 기존 생산직 중심의 현대차 노조를 통해 이런 요구 사항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간부들이 생산직에 준하는 처우를 해달라는 요구 자체가 현대차 생산직 노조가 얼마나 무리한 요구를 많이 하는지 알려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가 주말 특근비 인상을 요구하며 7주 연속 주말 특근을 거부, 이로 인한 생산 차질 액수가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3월 초부터 7차례 주말 특근이 중단돼 4만8000여대의 신차를 만들지 못했다"며 "이에 따른 생산 차질액이 95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차는 3월 초부터 밤샘근무를 없애는 대신 아침 7시부터 새벽 1시30분까지 2개조로 나눠 근무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실시하고 있다. 노조는 이럴 경우 1인당 받는 수당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말근무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