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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의사 김철수의 '장모님의 예쁜 치매'

화이트보스 2013. 11. 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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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부터 '치매 예방주사' 맞아야 한다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 원장
    E-mail : cmass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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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11.03 20:49 | 수정 : 2013.11.0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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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세 시대에 치매는 예약된 손님

    예의 바르고 영민하신 장모님에게 치매가 이토록 빨리 찾아오고 3년 만에 악화될 줄은 몰랐다. 그저 연세가 들어 깜빡거리시는 거겠지 생각하며, 자연스레 나이 들어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사람은 누구나 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뇌 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넘길 일이 아니었다. 시대와 환경이 예전과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에 치매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게 되어 있는 예약된 손님이다. 전에는 수명이 짧아서 치매 환자가 그리 많지 않았고, 치매가 중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과학이 발달하고,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아지고, 영양이 풍부해지면서 머지않아 평균수명이 120세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그러니 조금 과장하자면 이제 누구나 치매 환자가 될 것을 예상해야 하는 것이다.

    김철수 동네병원의사와 치매에 걸린 장모.
    김철수 동네병원의사와 치매에 걸린 장모.

    지금 83세인 장모님은 치매의 초기 증상이 있어 3년 전부터 모 대학병원에서 치매 진행을 늦추고자 지속적인 관리를 해왔다. 발병 초기에는 그런대로 혼자 생활이 가능했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되고 더 이상 혼자 생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우리 집으로 모신 지 6개월이 넘어간다. 장모님을 모시면서 치매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치료 방법도 적극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양쪽 분야를 다 공부한 덕분에 양한방 통합적인 지식으로 한방 치매예방 치료약을 개발하여 현재 임상, 치료 과정에 있다.

    70세 뇌로 치매 판정 받은 20대 젊은이

    이렇게 개발한 처방과 치료로 증세에 호전을 보이는 환자들이 많다. 70세의 뇌로 혈관성치매 판정을 받은 스물네 살 청년의 경우, 병원에 올 때 부모와 동행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고 부정적인 행동으로 인해 사회생활조차 어려웠다. 양의학적 치료를 받으며 한약 치료를 병행했는데 증상의 급격한 호전을 보였고, 열심히 치료를 받고 있는 지금은 혼자 병원에 다니는 것은 물론, 30킬로그램 무게의 배낭을 메고 혼자서 제주 올레 길을 여행하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었다.

    또한 60대 교수이자 작가인 환자는 갑작스런 가정불화의 스트레스로 집을 찾아가지 못하는 급격한 공간인지장애 증상을 일으켜 치료를 시작했다. 이분은 아직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의 경고증상으로 판단하여 치료 중이며, 다행히 치료를 받고 다시 안정을 찾은 후 지금은 유쾌하고 긍정적인 가정생활과 의욕적인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치매는 얼마든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물론 양의학적으로 치료가 되는 정상압수두증으로 인한 치매, 양성 종양으로 인한 치매 등 특수한 치매도 있다. 혈관성 치매도 일찍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치매는 진행을 늦추는 것이 치료의 주목적이다. 필자 나름대로는 한약으로 치료하면서 완치 단계까지 가보려고 양한방의 처방 원리를 접목해 연구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다행히 치료 중인 모든 분들이 호전되고 있어 연구에 더욱 최선을 다하고 있다.

    치매 징조는 20년 전부터 찾아오는 치매 징조

    치매는 아무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무려 발병하기 20년 전부터 치매의 징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고 즉시 치매 예방에 집중한다면, 시작 단계에서 예방도 하고 생활습관도 고쳐 얼마든지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그래서 치매 예방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창 나이인 40~50대에 무슨 치매 걱정을 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뇌는 매일매일 조금씩 기능이 떨어진다. 평균수명 100세인 고령화시대에 누구도 치매를 피할 수 없는 이유이다. 치매는 젊었을 때부터 뇌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습관을 바꾸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치매의 경고증상이 보일 때 그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완벽하게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치매가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며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건강하고 정상적인 40~50대 가운데 약 80퍼센트가 이미 치매를 향해 가기 시작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니 40대부터는 예방치료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좋다. 건강을 지키려고 예방주사를 맞는 것처럼 누구나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치매는 자신이 지나온 과거의 시간뿐 아니라 자신의 남은 인생도 송두리째 앗아가지만, 배우자와 가족의 생활과 인생까지도 모조리 뒤흔드는 아주 지독하고 잔인한 질병이다. 그러니 나이와 상관없이 치매가 시작된다 싶으면 바로 예방치료에 들어가야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예방과 치료를 당장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필자에게 주어진 이 공간을 통해 어떻게 하면 치매를 예방하고, 치매를 잘 극복할 수 있는지 얘기해보려고 한다.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는 의학적인 것뿐만 아니라 생활환경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필자가 직접 가정에서 보고 느끼고 겪는 치매 환자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의사로서 유용한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필자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이 글의 행복한 목표라 하겠다.
    요즘 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건강백세, 똘똘백세!”라는 말을 전하고 있다. 몸도 건강해야 하지만 정신도 건강해야 진정한 건강이 아닐까 싶다. 장모님의 치매가 더 진전되지 않도록 최선의 마음과 정성을 다해 모시고 있다. 예쁜 모습으로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치매와 더불어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