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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주(白酒), 마오타이 50% 할인판매 나서

화이트보스 2013. 12. 23. 16:37

중국 바이주(白酒), 마오타이 50% 할인판매 나서

  • 최형석 블로그
    경제부 기자
    E-mail : cogito@chosun.com
    중국을 포함, 글로벌 경제에 관심이 많다. 2008년 9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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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12.22 15:53 | 수정 : 2013.12.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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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 순익 급감한 바이주 업체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낭비 풍조 척결을 강조하면서 마오타이(茅台), 우량예(五粮液), 수이징팡(水井坊) 등 중국의 고급 바이주(白酒)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바이주는 수수, 옥수수, 밀 등 곡류를 발효시켜 만든 양조주를 다시 증류한 술이다. 가오량주(高梁酒)라고도 부르며 알콜 도수가 보통 30도를 넘는다.

    마오타이, 우량예 등 중국 증시에 상장된 14개 바이주 기업의 시가총액은 올 초 총 5872억8000만위안이었으나 지난 17일엔 3382억 4000만 위안으로 42% 줄었다. 금액으로는 2490억위안이 증발된 것이다. 3분기 우량예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36% 급감한 13억1300만위안에 그쳤다. 매출액도 35억4600만위안으로 30% 줄었다. 수이징팡의 1~3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90% 급감해 3459만9800위안에 그쳤다. 마오타이도 지난 3분기 비록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겨우 6.24%로 3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구이저우 마오타이주
    구이저우 마오타이주

    급락한 마오타이 주가/baidu 제공
    급락한 마오타이 주가/baidu 제공
    중국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중앙정부가 반부패와 청렴을 강조하면서 삼공(三公, 해외출장·관용차·음식접대) 소비 억제를 강화하고, 12월말 중앙군사위원회가 군대 내에서 술과 고급 요리를 차리는 호화 연회를 금지했다. 남부 구이저우(貴州)성에서 생산하는 마오타이는 공산당과 정부, 인민해방군이 제일 큰 고객이었다고 한다. 중국 젊은이들은 바이주보다는 포도주나 위스키를 선호하는 등 술에 대한 소비자 기호도 바뀌면서 바이주 소비 감소를 부추겼다. 여기에 중국 반독점국 당국은 올초 가격 담합을 이유로 두 회사에 4억4900만위안(808억원)의 과징금을 때렸다. 반독점법이 지난 2008년 8월 시행된 이후 중국 바이주 업체가 제재를 받은 첫 경우였다. 벌금액은 작년 이들 기업 매출액의 1%에 해당되는 큰 액수였다.
    대표 바이주 중 하나인 우량예
    대표 바이주 중 하나인 우량예

    미끄러진 우량예 주가 /baidu 제공
    미끄러진 우량예 주가 /baidu 제공
    이 같은 정부의 제재와 소비 성향의 변화는 바이주 업체들의 영업이익 악화로 연결됐다. 지난 1~4월 중국 전국의 바이주 생산량은 382만㎘로 전년 동기대비 10.4%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바이주 기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총 784억 3000만위안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6% 줄었다.

    한때는 중국 천만장자 선호 브랜드

    중국의 고급 바이주들은 고위 공무원이나 군인들에 대한 뇌물로 사용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마오타이, 우량예는 2012년 중국 경제연구소 후룬(胡潤)의 ‘중국 천만장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보고서’에서 루이비통, 에르메스, BMW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값비싼 10대 사치품 브랜드’에 꼽혔고, 중국 국주(國酒)로 불리는 마오타이는 ‘부호들이 선호하는 10대 선물 브랜드’ 5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마오타이의 브랜드 가치는 120억달러로 평가돼 루이비통(205억달러), 에르메스(145억달러), BMW(130억달러)에 이어 세계 사치품 브랜드 4위를 기록했다. 벤츠(100억달러), 샤넬(90억달러)에 이어 우량예는 70억달러로 7위에 올랐다.

    업계 찬바람 단기간 끝나지 않을 듯

    하지만 한때 부귀를 누려온 바이주 업체들의 올해 영업 성적표가 크게 나빠지자 중국에서 경제성장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렸던 중국 바이주 산업이 마침내 사양길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바이주 업체들은 사치풍조 배격 바람을 피해가고자 제품가격을 낮추는 등 자구노력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마오타이그룹은 상품의 가격을 전면적으로 내리는 등, ‘명품 술’이라는 타이틀까지 포기하고 나섰다. 가격을 50%이상 인하할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만 고집하던 기존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전자상거래를 통해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는 판매실적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장기간 이루어진 판매가 대중으로 급전환 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중국 사치품 소비조사 보고서에서도 마오타이의 선물 선호도는 지난해 5위에서 13위로 떨어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진핑 체제가 회의비나 회식비 등의 공금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바이주 업계엔 계속 찬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의 고급 술도매상 사장은 "매출이 80% 가까이 줄었다"며 "인근 동료들은 이미 주류업계를 떠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