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했던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시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19일 개관됐다. 역의 귀빈실 일부를 개조한 200㎡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흉상과 사진, 각종 사료들이 전시됐다. 플랫폼의 저격 현장에는 '안중근 의사 격살 이등박문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 26일'이라는 표지판이 내걸렸다. 기념관 입구는 하얼빈역의 옛 모습을 축소한 모습으로 꾸며졌다. 입구 외벽 벽면에는 '오전 9시30분'에 고정된 벽시계가 걸렸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바로 그 시간이다.
이번 안중근의사기념관의 개관 소식은 우리들에게 여간 반가운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언론의 보도를 통해 현지의 안중근의사기념관 모습을 살펴보기로한다.
안중근의사 흉상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념 표지석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중국은 기념관 건립으로 화답했다. 중국이 안 의사 의거를 기념하는데 이렇게 열의를 보인 것은 과거에 비쳐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2006년 재중 한인사업가가 사비로 하얼빈 중심가에 세운 안 의사 동상을 열흘 만에 철거했고, 2009년에는 의거 100주년임에도 각종 기념행사를 불허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 관련 호의적 보도를 쏟아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민일보는 20일 보도를 통해 기념관 개관 소식을 전하며 "한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독립운동가"로 안 의사를 소개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지난 19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시 하얼빈 역에서 개관식을 가졌다.
안중근의사기념관의 내부구조
안중근의사기념관의 사진, 각종 사료1
안중근의사기념관의 사진, 각종 사료2
안중근의사기념관의 사진, 각종 사료3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된 데 대해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항의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안중근은 저명한 항일의사로, 중국인민의 존경을 받는다"며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은 완전히 정당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일본의 모든 항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일본 지도자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이웃국가들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와 불만을 야기했다”며 “우리는 일본이 진정으로 역사를 정시하고 역사를 반성하고 참배문제에서의 잘못된 입장을 바로 잡으며 실제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국가들과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 정부가 중국 하얼빈(哈爾濱)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된 것과 관련해 공조 관계를 구축한 가운데 일본이 반발하면서 한·중과 일본 간 충돌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중 양국 전문가들은 안 의사 기념관은 한·중 양국이 공동의 아픈 기억을 보유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현시점과 미래에 일본 우익 정치 세력을 경계하고, 반격하는데 있어 공조를 강화하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들도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한중 역사인식 공조"라고 평가했다. 엄연한 역사적 사실조차 정치문제로 호도하려는 뒤틀린 인식이 문제의 근원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일본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베 총리는 동양평화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 바야할 것이다. 일본이 가야 할 길은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에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안중근의사기념관의 사진, 각종 사료5
안중근의사기념관의 사진, 각종 사료6
안중근의사기념관에 설치된 적잖은 전시물은 우리 독립기념관이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하얼빈역 기념관에는 장제스(蔣介石) 전 대만 총통, 위안스카이(袁世凱) 등 중국이 터부시하는 지도자들의 안 의사에 대한 높은 평가도 함께 전시해 안 의사가 중국에서도 인정받는 '영웅'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안 의사 기념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반에 무료로 개방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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