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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고향 찾은 안철수, 목포 민심은

화이트보스 2014. 1. 24. 10:58

DJ 고향 찾은 안철수, 목포 민심은 [뉴스1] 입력 2014.01.24 00:01 / 수정 2014.01.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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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신 차려야 돼. 옛날하고 달라."


"경상도에서 표를 얻어서 나와야지, 왜 전라도에서 표를 달라고 해."


23일 목포를 방문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바라보는 목포시민들의 시선은 팽팽하게 엇갈렸다.


이날 오전 11시45분쯤 새로운 지방자치를 위한 7가지 대국민 약속 발표를 위해 목포를 방문한 안철수 의원은 목포역 대합실이 아닌 역사 남측의 비상구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우회길을 선택했다.


안 의원이 목포역 광장에 들어서자 취재진과 지지자들 500여 명이 일시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광주전남 새정치포럼 소속 지지자들은 '다함께 새정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환호했다.


이 모습을 친구 2명과 광장 앞 벤치에 앉아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박모(70)씨는 "경상도에서 표를 얻을 생각을 해야지 왜 여기와서 표를 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툭 던졌다.


옆에 있던 친구는 "언제는 6.4지방선거 끝나면 창당한다고 꼼수 노릇하다가 안되니까 창당한다고 하는 거 아니냐"며 "목포에서 한 표도 못 얻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조금 떨어져서 이를 잠자코 듣고 있던 박모(60)씨가 대뜸 "민주당 찍어서 도움 본 것 있소?"라며 끼어들었다.


순천에서 일을 보기 위해 목포에 왔다는 박씨는 "민주당 찍어서 전라도만 피해 보제 해준 것이 뭐가 있느냐"며 "민주당이 정신 못차리니까 젊은 사람들이 안철수 신당에 기대하는 것 아니냐"며 언성을 높였다.


안 의원이 3월말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는 '미워도 다시 한번'을 외치는 민주당과 '새정치'를 주창하는 '안철수 신당' 사이에서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택시승강장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택시기사 이모(53)씨는 "신당 창당하고 선거가 시작돼 봐야 알겠지만 아직은 민심이 수면 아래에 있다"면서도 "호남이 옛날과는 다르다. 민주당이 정신차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조모(69)씨는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는 않지만 항상 지지를 해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민주당을 더 지지한다"고 말했다. 주차관리일을 하고 있는 문모(54)씨도 "신당보다는 기존 민주당이 더 낫다"며 "안철수 의원은 결단력이 부족해 싫다"고 민주당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현했다.


민주당에 대한 따가운 질책도 쏟아졌다.


전남 무안에 살면서 목포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박모(45)씨는 "호남이니까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은 옛말이다"며 "당만 보고 찍었다가 사람에게 실망한 경우가 있어 안신당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목포시 삼학동에 사는 주부 서모(57)씨도 "안철수 의원은 젊은 세대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지역을 따지면서 당을 찍는 것은 구세대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세대를 초월해 어우러져 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안신당 창당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목포 연산동에 산다는 천모(30·여)씨와 조모(30·여)씨는 "안철수는 진실한 것 같아 호의적이다", "6.4지방선거에서는 당을 떠나 인물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양 당이 어떤 후보를 내놓을 지 관심을 표명했다.


이불집을 15년째 운영한다는 이모(40)씨는 "안신당에 대해 긍정적이다"며 "기존 민주당은 신뢰도가 많이 깨졌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야권 대통합을 주장한 DJ의 당부를 들어 야권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목포역 앞에서 3대째 가게를 운영한다는 김모(58)씨는 "민주당은 그간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안신당은 경험도 부족하고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먹고 살기도 힘든데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근처 도로가에서 사주를 보고 있는 김모(72)씨는 "민주당으로서는 정권교체가 힘들다"며 "야당이 통합해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을 준비해야 목포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측이 창당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텃밭, 목포의 민심은 요동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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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