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 민평기의 어머니
기사입력 2014-05-12 03:00:00 기사수정 2014-05-12 08:19:04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여승무원 박지영 씨의 어머니는 서울대 미대생들이 모금한 200여만 원의 성금을 정중히 사양했다. 박 씨의 어머니가 “사정이 더 어려운 친구에게 우리 딸 이름으로 전달하면 고맙겠다”고 하자 학생들은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며 감동했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몇몇 단원고 학생의 부모는 장례비를 국가가 모두 지원하는데도 “나랏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며 가장 저렴한 장례용품을 사용했다.
▷탐욕에 눈이 어두워 안전관리를 내팽개치고 승객들을 차가운 바닷물에 수장(水葬)시킨 청해진해운과 선장, 선원들의 행태는 공분을 불러일으킨다. ‘해양수산부 마피아’와 해경(海警)의 업계 유착 의혹과 해묵은 안전 불감증도 한심하다. 국가적 참사를 정치적 선동에 악용하는 사회 일각의 ‘어두운 열정’이나 사실 확인과 검증도 않고 잘못된 내용을 쏟아낸 상당수 언론의 행태도 뒷맛이 씁쓸하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일부 희생자의 부모가 보여준 모습은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자식을 잃은 극단의 애통 속에서도 민평기 상사와 박지영 씨의 어머니가 보여준 절제와 배려는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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