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는 옷 입는 것 만큼이나 건강에 대한 조언도 화려해요.”데이비드 레터맨의 말이다. 미국에서 오프라 윈프리의 말은 절대적이다. 패션이나 음식은 물론이고 건강 문제에서도 그렇다. 미국 제약회사들은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오프라윈프리의 말 한마디에 회사 정책을 바꿀 정도다.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는 몸무게가 100kg이 넘는 심장병 환자다. 사람들은 이런 사실은 가볍게 무시한 채 그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어 버린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57)/조선일보 DB
‘돈이 오가는 곳에서는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이 있다. 와인은 프랑스의 최대 수출품목이다. 프랑스 정부의 지원금을 받은 의사들은 와인을 항산화식품으로 둔갑시켰다.포도주의 항암효과에 관한 기사를 추적해보면, 영국연방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헤드라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실험은 적포도주의 추출물인 라즈베라트롤을 고립된 암세포에 떨어뜨렸을 때 일어나는 시험관 반응에 대한 것이다. 암세포는 시험관에서 오래 살지 못했다. 하지만 시험관 안에서는 어떤 세포도 오래 살지 못한다. 혈액이 차단된 암세포도 마찬가지다.
- 두산주류BG는 지난 2001년 8월 심장병 예방 '건강와인' 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조선일보 DB
비타민C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비타민C가 몸에 좋다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어왔다. 300년전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이 비타민C가 부족해서 괴혈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상식이다. 그 선원들이 1년동안 채소를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는 말은 쏙 뺀 채 말이다. 잇몸에서 피가 나면 비타민C를 먹을 게 아니라 치과에 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괴혈병에 걸린 사람이 보고된 적은 지난 30년동안 단 한번도 없다.
요즘 고용량 합성비타민C를 매일 먹으면 면역력이 강해지고, 암까지 예방한다는 설(說)이 유행이다. 유명 국립대 교수가 카메라 앞에서 5000~1만mg에 달하는 고용량 아스코르브산을 한꺼번에 입에 털어 넣는다. 권장량의 100배에 가까운 합성비타민C를 한꺼번에 먹어도 괜찮냐는 질문에 ‘끄떡없다’고 장담한다. 하지만 약이란 과도하면 반드시 인체에 독으로 작용한다. 과도한 아스코르브산은 혈액을 산성화시킨다. 혈액이 산성화되면 이를 중화하기 위해 알칼리 이온인 칼슘이 뼈에서 빠져나간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하고 신장결석이나 요로결석을 만들 수 있다. 옥살산과 요산이 대사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 비타민워터에는 비타민이 적게 들어있어서 건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당류가 함유돼 있어서 비타민C의 흡수, 효용률이 떨어지는 편이다./조선일보DB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성분표시에 비타민C라는 단어를 쓸 수 없게 돼 있다. 아스코르브산은 비타민C복합체에서 단지 항산화기능을 할 뿐이다. 비타민은 하나의 물질이 아니다. 여러 미량 원소와 피토케미칼, 플라보노이드 등이 합쳐져 생물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생명활동이 비타민이다. 우리가 비타민C라고 믿어온 아스코르브산은 비타민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 비타민 알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