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의 좌절과 박근혜 人事
기사입력 2014-06-16 03:00:00 기사수정 2014-06-16 03:00:00

▷지난해 6월 베이징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치원의 시 ‘범해(泛海)’를 인용해 화제를 모았다. 시진핑은 “당나라 시대 최치원 선생님은 중국에서 공부하시고 한국에 돌아가셨을 때 ‘괘석부창해 장풍만리통(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푸른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하네)’이라는 시를 쓰셨다”고 했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교류가 유구함을 최치원의 뛰어난 문장으로 풀어낸 것이다. 최치원은 868년(신라 경문왕 8년) 12세 때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 7년 만에 당나라의 빈공과(외국인 자격으로 보는 과거시험)에 장원 급제한 인물로 경주 최씨의 시조다.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최근 경북 경주시 구황동에서 ‘미탄(味呑)’이라고 새겨진 기와를 발굴했다. 삼국유사는 최치원의 옛집 ‘독서당(讀書堂)’이 미탄사 바로 남쪽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학계는 문헌으로만 전해온 신라시대의 미탄사와 독서당의 위치를 확인한 것을 크게 반기고 있다. 최치원에게 6두품으로는 최고 관등인 아찬 벼슬을 준 진성여왕이 그를 더 큰 자리에 중용했더라면 통일신라가 그토록 쉽게 쇠락의 길을 걸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무총리 인사로 온 나라가 홍역을 앓는 요즘, 시무책을 내놓은 최치원 같은 인재를 어디 찾을 수 없을까.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
'경제,사회문화 > 정치, 외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리모프 대통령, 공항 파격 영접 … 박 대통령 숙소까지 차로 동행 (0) | 2014.06.17 |
---|---|
문제는 ‘집단적 자위권’이 아니다 (0) | 2014.06.16 |
염불보다 잿밥에 눈멀게 하는 지방선거 (0) | 2014.06.16 |
'환경 사랑' 실천한 각 분야의 수상자·활동 내용을 소개합니다 (0) | 2014.06.13 |
꽉 막힌 한·일 채널, 외교 장관부터 뚫어라 (0) | 2014.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