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고령화에 대한 준비

유기농이란 없다

화이트보스 2014. 6. 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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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일기: 유기농이란 없다.(2부)
오병규  오병규 님의 블로그 더보기
입력 : 2014.06.21 06:39

손자병법 시계(始計)편에 노이요지(怒而撓之)라는 게 있다. 적을 성나게 하여 소란케 만들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뒤가 소란하고 어지러우면 흥분하고 흥분하면 결국 지게 되는 것이다. 노이요지(怒而撓之)는 일종의 네가티브다. 대저 상대를 소란케 하고 흥분케 하는 네가티브라는 게 그렇지 않든가. 정말 없어지고 시정되어야할 대한민국 선거판이 늘 이런 양상이다. 전국이 다 그러했겠지만,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한성 부윤대감 선거판은 네가티브의 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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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밭. 어떤 게 고구마고 어떤 게 풀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네가티브가 잘 써먹으면 약이 되나 자칫 잘못하면 근사미(맹독성 제초제)보다 더 지독한 맹독으로 변하여 역풍을 맞고 정치적 뿌리마저 상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선거의 결과를‘세월호’와 연관 지었으나, 하나밖에 없는 산골국회 동료 국회의원은 달랐다. 그의 예리하고 정확한 견해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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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방울 토마토, 대추 토마토 적색. 노란색, 그냥 토마토) 

 

서울시장 선거뿐이랴, 선거가 막판에 치 다를수록 네가티브의 홍수가 쏟아진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대두된 농약급식(유기농)과 상대후보 아내의 성형문제였다. 사실 이 문제가 대두될 때 나 같은 덜 농사꾼이나 ‘정몽준’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옳거니,..’대통령 말대로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진돗개처럼 끝까지 물고 널어지라고 마음속으로 골 백 번도 더 주문했겠지만 이게 패착이 되고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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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와 가지. 

 

작년 이맘때‘조토마’ 에세이 란에 ‘유기농’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때 그 에세이의 일부를 발췌 및 전제해 본다. “그냥 대충 알기로,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사를‘유기농’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유기농’이라는 게 과연 가능할까? 영농(營農), 소위 농산물을 상품화시키는 행위를 영농이라고 정의 한다면 유기농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같은 농약이나 비료(金肥)를 사용하더라도 일정의 기준치 이하로 쓰는 것을‘유기농’이라고 해 준다면 동의하겠다. 따라서 100%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은 없다... 라고 결론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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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물, 양상치 

 

그렇다. 나는 전문 농사꾼은 아니지만 농약을 아니 주고 제초제를 아니 뿌리며 농사짓기란 불가능 하다. 이따금 100% 유기 농산물이라며 소개되는 작물이 있기는 하다. 그것마저도 cctv달아 놓고 감시감독 해 봐야 한다. 내 얘긴 즉, 극미량이라도 화학약품이 아니 들어가고는 도대체 농사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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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깻잎(쌈싸기 용), 양배추 

 

서울시의 무료급식에서 검출된 농약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정몽준’이 진돗개처럼 물고 널어질 만큼 인체에 해롭거나 치명적이었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그 급식을 먹고 중독 됐다거나 하느님 곁으로 갔다는 뉴스는 보지 못했다. 농촌도 아닌 대한민국 수도서울에서 농약급식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을 때 충청도산골 양반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던 것이다. “이런! 미친!!! 유기농이 어디 있어~! 그렇잖아도 팍팍한 산골살림 유기농으로 농사지었다간 굶어 죽어라고..???”수도서울에서 벌어진 유기농 싸움이 내륙오지 충청도까지 번진 것이다. 이쯤에서 얘기의 끝을 맺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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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는 사진으로 올린 저의 농작물을 보셨습니다. 제초제 하나 농약 하나 안 친 그야말로 친환경 유기농의 참상(?)입니다. 이래도 유기농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유기농은 저 같이 한 없이 게으른 놈이나 할 수 있는 농법입니다. 세상에 유기농이란 존재 하지 않습니다. 그런 속에서 어제 '오이'와 '꽈리고추'첫 수확을 했습니다.

 

유기농은 읍쓰유~! 서울 아니 대처에 사시는 고관대작 국민 여러분~!... 100% 유기농은 읎다니께유~! 그라고 깡촌의 아지매도 눈까풀 뒤집는 정도는 한다니께유~! 성형 그거 깡촌 아지매들도 로망이라니께유~! 잘못된 노이요지(怒而撓之)로 백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들었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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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간(유기농을 고집 하다가는...)굶어 죽을 것 같아, 사실 며칠 전에 농약(제초제)분무기를 화물차에 장착했습니다. 4륜구동이기 때문에 어디든지 아무리 험악한 논밭이라도 다 갈 수 있습니다. 내년 부터 정식으로 영농 좀 해 볼까 합니다. 벌어 논 것 그동안 다 까먹었걸랑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