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에 월급을 받는 것처럼, 노후에도 꾸준히 나오는 소득원을 마련할 수 있다면 은퇴생활이 크게 안정될 수 있다. 이것을 평생소득(lifetime income)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평생소득 확보 문제를 해결해주는 수단이 바로 연금이다. 유럽과 미국 노인들이 1년에 1~2개월씩 휴가를 가고, 다양한 취미여가 생활을 하는 것은 연금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차이점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연금제도는 크게 공적연금(정부가 운영‧감독하는 연금)과 사적연금(민간이 운영하는 연금) 제도로 나뉜다. 국민연금과 직역연금(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이 바로 공적연금에 속한다. 그러나 공적연금만으로는 노후생활비 조달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정부는 국민들이 사적연금을 추가 가입하여 노후준비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퇴직연금(기업들이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연금)’과 개인연금(개인들이 자유의사로 추가 가입하는 연금)이다. 은퇴설계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모두 골고루 잘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이 3가지 연금으로 노후생활을 안정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이를 ‘3층 노후보장구조’라고 한다.
국민들의 노후준비 확충에 뒤늦게 뛰어든 우리나라가 3층 연금구조를 완성한 것은 2005년 말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1월에 시작했으며, 개인연금은 1994년 6월, 그리고 퇴직연금은 2005년 12월에 시작하였다. 공무원과 교직원들을 제외한, 우리나라 은퇴자 대부분이 현재 어려운 노후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3층 연금체계가 선진국들에 비해 늦게 도입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우리나라 국민이 똑같이 3층 연금제도의 도움을 받지는 않는다.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은 3층 연금제도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스스로 벌어먹고 사는 자영업자는 퇴직연금을 스스로 가입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아직 불가능하다. 또 공무원, 교사, 군인들도 퇴직연금의 운영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공적연금의 최대 장점은 죽을 때까지 일정한 연금을 종신토록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물가가 오르는 만큼 연금급여액도 매년 올라간다. 반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10년간, 15년간, 20년간 하는 식으로 미리 정한 기간만 연금을 지급한다. 물론 극히 제한적으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도 종신토록 받을 수 있는데, 이때는 연금 급여액이 크게 줄어든다. 개인연금은 물가 상승에 맞춰 지급액을 올려주지도 않는다. 공적연금이 좋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개인연금과 주택연금으로 추가 노후보장
도시에서 은퇴생활을 하려면 적어도 월 200만~300만 원의 생활비가 들어간다. 만약 공적연금으로 이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면 현역시절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추가 가입하여 충분한 생활비를 마련해둬야 한다. 개인연금은 취급기관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이 붙는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개인연금 상품은 ‘연금저축신탁’, 보험회사는 ‘연금저축보험’, 증권사는 ‘연금저축펀드’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정부는 국민들의 개인연금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개인연금에 가입하면 연간 400만원까지 납입금에 대해 연말정산을 할 때 세액공제(12%) 혜택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연간 400만원씩 연금저축에 적립을 했다면, 연말정산 시 48만원(400만원×12%)의 근로소득세를 돌려받게 된다. 돌려받는 세금 이외에 납입 원금에 붙는 이자까지 추가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연금은 매우 좋은 저축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보험사들은 개인연금에 속하지는 않지만, 10년 이상 가입하면 투자원금과 이익금에 대해 비과세(非課稅)하는 연금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주력 판매상품 중의 하나인 변액연금(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투자형 연금보험)과 즉시연금(목돈을 맡기면 원하는 시점부터 연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증권시장에 투자하는 변액연금은 다른 연금상품에 비해 수수료가 비싸고,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잘 유념해야 한다.
개인연금에 돈을 넉넉하게 넣어두지 않은 사람들은, 집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히고 생활비를 받아쓸 수 있는데, 이것을 주택연금이라고 부른다. 젊어서 특별한 노후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주택연금은 최후의 생활보장 수단이다. 주택연금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연금은 꼭 공적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만 있는 게 아니다.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개인연금 이외에도, 변액연금과 즉시연금, 주택연금 등 다양한 연금 상품들이 더 존재하고 있다. 경제적인 여력이 있고, 노후준비를 철저하게 할 의지가 있으면 얼마든지 연금자산을 더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 상품을 잘 이용하면 자신의 노후를 튼튼히 보호해줄 연금 다층(多層) 구조를 완성시킬 수 있다. 경제성장률 하락과 저금리 시대의 돌입으로 사람들의 노후생활이 불안해짐에 따라,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노동기구(ILO) 등은 은퇴를 앞둔 근로자들에게 연금자산을 ‘5층 구조’ 이상으로 겹겹이 쌓아 노후생활의 불안요인을 예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 은퇴자들은 현역 시절에 3~5층의 다양한 연금자산으로 ‘평생월급’을 만들어서 노후생활을 즐기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주식과 펀드투자 등을 이용해서 평생월급을 만드는 방법도 있기는 하지만, 이 방법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주로 연금으로 평생소득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면 젊었을 때부터 연금제도를 최대한 활용하여 연금자산을 축적할 경우, 은퇴 후에 과연 얼마만큼의 연금소득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평생 연금소득표’이다. 이 표를 이용하여 나의 연금액을 한번 계산해보자. 평생 연금소득표에 첫 번째로 기록할 노후소득원은 바로 공적연금(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다. 두 번째는 퇴직연금, 세 번째는 개인연금, 네 번째는 주택연금이다. 공적연금은 오직 연금 형태로만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산평가가 불필요하다. 반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변액연금, 즉시연금 포함), 주택연금 등은 그간 불입한 돈이나 살고 있는 집의 가치를 현재 시점에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평가가 가능하다.
아래에 든 사례자의 경우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을 합해 약 176만~186만원의 연금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사례에서 주택연금은 2억 원짜리 아파트를 담보 제공한 것으로 가정했지만, 만약 4억 원짜리 아파트를 담보 제공한다면 매달 91만 원을 생활비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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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생계비에서 저 금액을 저축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상위 10%에게만 해당되는 금액이 아닌지? 저도 번다고 버는데 200을 연금으로는 못 넣어여 기자님은 월급이 얼마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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