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8.25 03:00 | 수정 : 2014.08.25 10:11
문재인 6일째 단식 투쟁, 이미경·유승희도 동참… 통진당원 5000명도 동조
"親盧가 정국 주도권 장악해 黨權 가져오겠다는 의도"
전면적 장외투쟁 가능성 낮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단식이 6일째 계속되면서, 야권의 정치 중심이 국회에서 장외(場外)인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미경·유승희 의원 등 일부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도 24일부터 '릴레이 단식'에 나서면서, '단식 정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여성 의원들 단식 가세
새정치연합 유승희·김현·배재정·은수미 등 일부 여성 의원은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유족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전달하겠다며 청와대로 향하다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고, 일부 의원은 문 의원과 동조 단식에 나섰다.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도 22일부터 광화문에서 단식하고 있다. 야당 관계자는 "여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단식이 이어지겠지만, 김영오씨 상황에 따라 단식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2일, 40일간 단식으로 쓰러져 병원에 후송됐다.
'광화문 단식 정치'는 문 의원과 가까운 친노(親盧)와 강경파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김영오씨의 단식 중단과 유족들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단식 명분으로 내걸었다. 친노 의원은 "청와대와 여당이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고, 김씨의 단식을 말리기 위해 광화문에 나온 것일 뿐"이라며 "유족들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의 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강경파들의 광화문 정치에 대해 당내에서는 의혹의 시선이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결국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친노 등 구(舊)주류들이 선명성을 부각해 당권을 가져오겠다는 말 아니냐"고 말했다. 문 의원이 단식을 시작했던 19일, 여야의 재합의안이 나온 것에 대해 문 의원 측이 불쾌해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처럼 광화문 정치를 두고 야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에, 야당의 전면적 장외투쟁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세월호 단식과 시위가 확산될 경우 야당에서는 참여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청와대, 광화문 앞 농성장화
그 사이 광화문과 청와대는 대규모 단식 농성장으로 변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 친야(親野) 단체들이 참여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의 동조 단식에 참여한 시민 100여명도 이날 '국민 단식 1일째'라는 노란색 종이를 천막에 붙여둔 채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청와대 앞 분수대와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21일부터 전원 단식 중인 통합진보당 의원단은 24일 당원 5000명이 동조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소속 의원 5명도 20일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5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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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은수미 의원 등 일부 여성의원들이 24일 대통령의 세월호 유족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번 단식 농성 사태를 촉발시킨 김영오씨는 몸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기력을 찾는 대로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당초 의료진은 "40일간 단식으로 몸이 약해져, 미음을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김씨 측은 김씨가 영양주사만 맞은 뒤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 [세월호法 표류] 야당 강경파들의 투쟁場이 된 세월호 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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