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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문제로 더 이상 에너지 낭비 말아야"

화이트보스 2014. 8. 27. 16:32

세월호 문제로 더 이상 에너지 낭비 말아야"

  •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 입력 : 2014.08.27 11:29 | 수정 : 2014.08.27 14:01

    [염수정 추기경 기자간담회]
    "유가족들 너무 큰 아픔에 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아…
    죽음의 자루에 갇혀있지 말고 부활과 희망 얘기해야"

    "교황님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만남을 깊이 갖고 사람을 대하는구나 하는 것을 깊이 느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6일 서울대교구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행사 기간 한마음으로 기쁘게 맞아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교황님 방한 기간 대규모 행사로 인해 교통 통제 등 많은 불편을 겪게 해드린 점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고 참아주신 데 대해 감사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얽힌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황 방한에 대한 소감은?

    "미사 때도 그렇고 말씀에서도 그렇고, '이분은 진짜로 살아있는 믿음을 갖고 계시다'라고 느꼈다. 삶 속에서 깊이 기도하고 묵상하며 그것을 이야기한다는 말이다. 꽃동네에서 장애인을 만나실 때 나는 (다음 순서인 수도자와의 만남을 위해)수도자들과 함께 TV를 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감동했다. 앉지 않고 서서 장애인들을 안아주는 모습에서 인격 대 인격으로 만나는구나 하는 게 마음에 와 닿았다."

    
	염수정 추기경은 26일“세월호 사고의 아픔을 모두가 진심으로 풀어야 한다”며“이용해서는 안 되며, 가족들도 어느 선에서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제공
    염수정 추기경은 26일“세월호 사고의 아픔을 모두가 진심으로 풀어야 한다”며“이용해서는 안 되며, 가족들도 어느 선에서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제공

    염수정 추기경은 26일“세월호 사고의 아픔을 모두가 진심으로 풀어야 한다”며“이용해서는 안 되며, 가족들도 어느 선에서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시아청년대회와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평화 메시지도 나왔다. 대북 관계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교황님은 북한 관계에 대해선 '지고 이기는 게 중요하지 않다. 하나의 가족이란 점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가슴을 때리는 말씀이었다. 내년이면 광복 70년이다. 교구와 천주교 차원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개성공단은 화해를 위한 중요하고 구체적인 사업이다. 하지만 대북 문제는 우리 정부와 관계도 있고, 북한 측이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 여러 채널을 통해 인도적 차원의 문제는 풀도록 노력하겠다."

    ―교황은 4박 5일 내내 세월호 문제를 챙겼다. 특별법 문제를 비롯해 여러 문제가 있다. 어떤 해결책이 있겠나?

    "(기자들을 향해)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나? 천주교로서는 부활절(4월 20일)을 앞둔 성(聖)수요일에 벌어진 사건이다. 우리 사회가 생명에 대한 깊은 가치관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 아픈 가운데서 벗어나야 한다. 죽음의 자루 속에 갇혀 어둠 속에만 있어선 안 된다. 부활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4월 27일 성 요한 23세·요한 바오로 2세 시성식 참석차 로마를 다녀온 직후 유가족을 만났다. 너무도 큰 아픔에 말이 들리질 않는 것 같았다. 그 아픔을 모두가 나서 풀어야 한다. 이용해서는 안 된다."

    ―지금 세월호 사건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인가?

    "있다, 없다가 아니라 가족들의 아픔을 같이하되 그 본심, 진심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유민 아빠가 입원하던 지난 22일 유가족을 찾아가 만났다. 누군가 그랬다. '병원에도 가실 겁니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가겠다. 교황님이 직접 위로하셨는데, 제가 뭐 더 중요하겠나? 그리고 이 문제와 관련해 자꾸만 우리의 힘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때일수록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그리고 유가족들도 어느 정도 선에서는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뜻이 합해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