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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질환' B형 간염, 증상 없어도 6개월마다 검진을

화이트보스 2014. 10. 20. 13:16

'침묵의 질환' B형 간염, 증상 없어도 6개월마다 검진을

[중앙일보] 입력 2014.10.20 00:01

전문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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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내과의원 안수열 원장
근래 흥미롭게 본 기사가 있다.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입성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일본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는 기사다. 또 그가 슈렉 제작사인 드림웍스의 인수·투자 협상을 추진 중이라는 기사다.

차별받던 재일동포 3세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업인으로 우뚝 선 성공신화는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필자에게 손정의 회장은 병마를 잘 이겨낸 인물로 각인된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 병원 신세까지 지게 된 원인인 B형 간염이 필자의 전공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리 몸의 면역반응으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B형 간염은 백신 예방접종이 본격화된 뒤 감소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인구의 3.7%가 감염된 상태로 우리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B형 간염은 제대로 관리하면 별 탈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B형 간염 환자 중 질환을 방치하거나 치료를 소홀히 해 간경변·간암 등으로 병을 키운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B형 간염은 침묵의 질환이라는 별명처럼 병이 어느 정도 진전돼도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증상이 없다고 무시하면 절대 안 된다. 우리나라 만성간염, 간경변증 환자의 약 70%, 간암 환자의 65~75%가 B형 간염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질환 사망률은 정상인에 비해 30~100배 높다. 이런 점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자각증상이 없어도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B형 간염 검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람은 감염검사를 별도로 해볼 것을 권장한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6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바이러스 활성화 정도를 검사받아야 한다. B형 간염은 증상 없이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고, 바이러스 증식이 약해지거나 없어지는 비증식기에도 환자의 20%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그러므로 비증식기라도 주기적인 복부초음파·혈액검사 등 검진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 역시 의료진과 상의해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최근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제 치료 환경에서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 낮은 내성 발현율, 안전성 등을 입증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부담 없이 치료할 수 있다. 평생관리가 필요한 만성 B형 간염은 환자가 자의적으로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반드시 의료진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오늘(20일)은 대한간학회에서 국민에게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이해를 돕고자 제정한 제15회 ‘간의 날’이다. 간의 날을 계기로 자신의 간 건강을 제대로 체크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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