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희소식… 약물 가로막는 血腦(혈뇌)장벽 뚫는길 찾아

입력 : 2014.11.10 05:56
[뇌에 항체·약 주입하는 방법 개발]
병원체의 뇌 침투 막는 혈뇌장벽… 산소·철 함유한 단백질 등은 통과
철 포함한 단백질이 뇌에 들어갈때 함께 통과할 수 있는 항체 만들어
초음파로 혈뇌장벽 느슨하게 해… 뇌 안에 항암제 넣는 방법도 나와
인체는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인 뇌(腦)를 병원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견고한 '성(城)'을 쌓았다. 바로 혈뇌장벽(血腦障壁·Blood Brain Barrier)이다. 산소나 영양분은 혈관에서 뇌로 가지만, 그보다 큰 단백질 등은 혈관을 둘러싼 내피세포라는 장벽에 막혀 뇌로 가지 못한다. 문제는 암이나 치매를 치료할 약물마저 장벽에 막힌다는 데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장벽을 열 수도 없는 일. 어떻게 하면 적은 막고 아군만 장벽 안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수행원 속여 장벽 통과하는 항체
지난 5일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 표지에는 Y자 모양 항체(抗體)가 혈뇌장벽을 넘어 뇌로 들어가는 상상도가 실렸다. 미국 바이오기업 제넨텍은 이날 발표한 논문을 통해, 동물실험에서 항체가 뇌로 들어가 알츠하이머 치매 유발 물질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제넨텍 연구진은 이 과정에 무임승차할 수 있는 항체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항체의 한쪽 팔이 내피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다른 팔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 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만드는 효소에 결합하게 했다. 항체가 수용체와 결합하자 주변 조직이 공처럼 말려들어 혈뇌장벽을 통과했다. 공 조직이 뇌에 도달하자 항체는 재빨리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합성 효소를 붙잡아 작동을 멈추게 했다. 생쥐와 원숭이 실험에서 항체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양을 50%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항체가 공략한 효소는 이미 머크·일라이릴리·아스트라제네카 등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알츠하이머 치료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들은 화학합성한 약물로 이 효소의 기능을 차단하는 방식을 택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제넨텍 연구진은 "항체는 합성 화합물과 달리 간 등 다른 장기에 해를 주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충격파로 장벽 허무는 방법도 개발
제넨텍이 기만 작전으로 혈뇌장벽을 통과했다면, 프랑스의 카테라(CarThera)사 연구진은 소리를 쳐 벽을 허무는 적극적인 방식을 택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초음파 연구 심포지엄에서 카테라 연구진은 악성(惡性) 뇌종양 환자 4명을 대상으로 혈뇌장벽을 넘어 뇌로 항암제를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환자들은 이미 암세포 제거 수술을 받았으며 남은 암세포에 대한 약물 치료가 진행되는 중이었다. 암은 혈뇌장벽을 느슨하게 하기 때문에 혈관에서 뇌로 일부나마 약물을 보낼 수 있다.
연구진은 약물을 더 많이 보내기 위해 뇌수술 부위에 초음파 발생 장치를 삽입했다. 혈관에는 미세한 공기 방울들을 주사했다. 연구진이 1㎝×5㎝ 면적의 뇌조직에 2분 동안 초음파를 발생시키자 미세 기포(氣泡)들이 팽창과 수축을 거듭했다. 그 여파로 충격파가 발생해 혈뇌장벽이 6시간 동안 느슨해졌다. 환자들은 그동안 집중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았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해 분석해보니 약물이 혈뇌장벽을 넘어 뇌로 들어간 것이 확인됐다. 캐나다 서니브룩 연구소의 쿨레르보 하이니넨 박사도 최근 초음파로 혈뇌장벽을 여는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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