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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회견] 朴대통령, 거친화법-과잉제스처…"정국주도 메시지"

화이트보스 2015. 1. 13. 10:49

신년 회견] 朴대통령, 거친화법-과잉제스처…"정국주도 메시지"

  • 김명지 기자

  • 입력 : 2015.01.12 16:23 | 수정 : 2015.01.13 08:28

    '바보' '이간질' 등 거친 표현…손을 휘젓는 강한 제스처 눈길
    스피치 전문가 "붉은 재킷, 어지러운 정국 정면돌파 의지"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사용한 거친 화법(話法)이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정윤회문건’이라고 불리는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에 대해 설명할 때 ‘자살’ ‘이간질’ 등 거칠고 자극적인 어휘를 사용했고, 주제와 무관한 예시를 들며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이는 공식석상에서 절제된 발언을 하는 박 대통령의 평소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 “상식과 거리가 있었다. 말을 너무 못했다. 실패에 가깝다”고 총평했다.

    박 대통령은 기자와의 질문 답변 시간에 정윤회 박지만 등 ‘비선실세’논란에 대해서 “세상에는 개인적 욕심에 따라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을 이간질해 어부지리를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 같은) 바보 같은 일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차려야 한다”고 했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른바 ‘문고리3인방’이라고 불리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핵심 비서관 3인방의 거취에 대해 언급할 때는 손을 가슴 앞으로 많이 움직이며 과장된 제스처를 보여줬다.
    2015년 1월 1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DMB로 시청하고 있다. / 고운호
    2015년 1월 1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DMB로 시청하고 있다. / 고운호
    이에 대해 신 교수는 “박 대통령이 ‘정윤회 문건’에 대해 답변할 때, 흥분할 일이 아닌데 자신이 흥분했다”면서 “발언과 제스처가 거칠어진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좋지 않고, 여러가지로 시달리는 데가 많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또 “민정수석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책임을 지고 나갔다는 식으로 말한 것도 문제가 많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청와대가 아웃오브컨트롤(out of control·통제불능)인 상황인데 항명이 아니라는 식으로 변명을 하는 것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피치 분야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평소 때보다 '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하려 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청와대 문건 유출 등 어지러운 정국을 정면 돌파하고자 하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미현 '투비앤 아나운서스피치아카데미' 원장은 “박 대통령이 오늘따라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것 같이 보였다”면서 “질문하는 기자에게 ‘그것도 모르고 청와대를 출입했냐’는 농담을 했는데, 이 부분은 돌려 말했어도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원장은 또 “박 대통령은 말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듯 ‘음’ ‘이런’ ‘또는’ 등의 꾸밈말을 많이 쓰면서도, 기자의 질문에 공격포인트를 잡았을 때는 강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 같은 강한 표현은 마치 ‘나는 건재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 문건 유출 관련 내용에서는 강한 표현을 사용했으나, 다른 내용에서는 ‘친박 만찬이라는 말에서 친박은 떼어 버려야 한다’ ‘기자가 청와대 출입을 제대로 안했나보다’라며 농담을 던지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고 했다.

    강 소장은 “지난해 박 대통령이 선택한 분홍색 재킷이 부드러움과 따뜻함, 즉 소통을 상징한다면, 올해 입은 붉은색 재킷은 주도적인 이미지를 준다”라면서 “어지러운 정국 상황에서 힘있고 카리스마있는 모습 보이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은 대중연설을 할 때 구어체(口語體)에 쓰이는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해 소통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바보같이 휘말리면 안 된다’는 표현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그동안 박 대통령은 달변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안정감을 주는 말솜씨와 핵심을 찌르는 짤막한 화법이 장점으로 늘 지목됐다. 박 대통령이 당 대표였을 시절 참모들이 “말 실수가 없다는 것이 박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지방선거 때 피습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직후 “대전은요?”라고 짤막하게 던진 질문이 박빙의 판세를 완전히 뒤집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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