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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이준석

화이트보스 2015. 1. 16. 11:02

오락가락 이준석

[중앙일보] 입력 2015.01.16 01:20 / 수정 2015.01.16 02:54

음종환에게 들었다는 말 달라져
13일엔 "여자 운운 협박 당했다"
15일 라디오선 "여성은 거명 안 해"
같은 날 본지에 "협박조로 느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문건 배후 K, Y’ 메모 파문의 주요 등장인물인 이준석(30)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말이 달라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음종환(46) 전 청와대 행정관이 술자리에서 했다는 말이 오락가락하고 있어서다.

 이 전 비대위원은 지난 13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선 “음 행정관이 문건 파동의 배후를 거론하면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 음 행정관은 내 개인 신상을 놓고 협박도 했다. ‘너 요즘 여자 누구 누구 만나고 있지’라고 하더라. 그가 거명하는 이름을 들어보니 내가 전혀 만나지 않은 여성들이더라”고 말했다.

 그는 “‘여자’ 운운하며 협박까지 한 건 심하다는 생각이다. 이건 민간인 사찰 아닌가”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민간인 사찰’ 논란을 낳자 설명이 달라졌다.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도되는 것들 중 허위 사실이 많다. 음 행정관은 여성 이름을 거론한 적 없다”고 썼다. 라디오 인터뷰에선 “‘여자 누구 누구 만났다. 이름을 대면서 협박했다’는 보도를 보고 나도 기겁했다. 항상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너 요즘 누구 만난다며?’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는데, 그 당시에도 이름을 거론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어 “어떤 직업군을 거론하면서 ‘이런 사람 만난다면서?’라고 얘기했는데, 강한 협박조로 느낄 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13일 본지 인터뷰 때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그런 이 전 비대위원은 15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라디오에 나와 한 주장을 반복하면서도 “(음 전 행정관과 관련 대화를 할 때) 협박조로 느꼈다”며 라디오 인터뷰 내용과는 또 다른 말을 했다.

 음 전 행정관은 이날 “나는 그런 얘기(여성 문제)를 한 적도 없고, 말도 안 된다”며 “오히려 과거에 이 전 비대위원이 먼저 ‘어떤 여자가 어떻다더라’는 얘기를 꺼낸 적은 있었지만 (그날 술자리에서) 내가 어떻게 알고 먼저 말을 하겠느냐”고 부인했다.

 음 전 행정관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과거 이 전 비대위원과 나눈) 카톡 메시지를 공개할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음 전 행정관을 면직 처리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