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가 최광웅의 도발 주장
“작년 12월 말 원고 퇴고 후 통계청에서 2013년 자료를 발표했는데 책에서 인용한 2012년 통계와 마찬가지입니다. 대구 경북이 꼴찌고, 광주 전라가 꼴찌에서 두 번째입니다.”
최근 ‘바보선거’(아카넷)를 펴낸 정치평론가 최광웅(52) 데이터정치연구소장에 따르면 TK(대구·경북)와 호남 유권자들은 바보들이다. 기호 1번과 2번을 무조건 지지하는 지역주의 투표를 해 왔지만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한 상태를 면치 못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애정을 담아 중앙으로 보내준 정치인들로부터 표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한 셈이다.
‘바보선거’에 인용된 2012년 통계청 자료를 보자. 인구 대비 지역내총생산(GRDP) 통계에서 인구 비중 10.21%인 TK의 GRDP 비중은 9.32%, 인구 비중 10.31%인 호남의 GRDP 비중은 9.73%에 불과했다. 인구 대비 GRDP 비중이 TK가 꼴찌, 호남이 꼴찌에서 두 번째이다.
최 소장은 “호남이 소외되고 낙후됐다는 것은 비교적 알려져 있지만 지난 40년 이상 권력의 중심부에 있었다고 자부하는 TK가 20년간 꼴찌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외”라고 지적했다.
최근 ‘바보선거’(아카넷)를 펴낸 정치평론가 최광웅(52) 데이터정치연구소장에 따르면 TK(대구·경북)와 호남 유권자들은 바보들이다. 기호 1번과 2번을 무조건 지지하는 지역주의 투표를 해 왔지만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한 상태를 면치 못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애정을 담아 중앙으로 보내준 정치인들로부터 표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한 셈이다.
‘바보선거’에 인용된 2012년 통계청 자료를 보자. 인구 대비 지역내총생산(GRDP) 통계에서 인구 비중 10.21%인 TK의 GRDP 비중은 9.32%, 인구 비중 10.31%인 호남의 GRDP 비중은 9.73%에 불과했다. 인구 대비 GRDP 비중이 TK가 꼴찌, 호남이 꼴찌에서 두 번째이다.
최 소장은 “호남이 소외되고 낙후됐다는 것은 비교적 알려져 있지만 지난 40년 이상 권력의 중심부에 있었다고 자부하는 TK가 20년간 꼴찌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외”라고 지적했다.
- '바보선거'를 펴낸 최광웅 데이터정치연구소장.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총선 때마다 대전 충청은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13대는 신민주공화당, 14대는 민자당, 15대와 16대는 자민련, 17대는 열린우리당, 18대는 자유선진당, 19대는 새누리당이 1당으로 올라섰습니다. 의석 25석을 차지하기 위해 각 정당은 갖은 지역발전 공약으로 충청 유권자들에게 구애해 왔고, 그 결실이 오늘날 1인당 GRDP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난 겁니다.”
TK, 호남은 ‘저발전’이라는 배신을 혼자만 당한 게 아니다. 양 지역의 지역주의 투표 행태는 지역 패권에 기반한 견고한 양당제의 온실로 작용했고 결국 비효율, 비생산적인 정치를 낳으며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 최 소장에 따르면, 지역패권이라는 기득권에 안주한 거대 양당들이 직접 맞부딪치는 양당제 국회에서 대한민국 정치는 비효율의 극치였다.
대표적인 게 18대와 지금의 19대 국회다. “헌정 사상 최악의 국회로 평가되는 18대 국회에서는 해머와 전기톱, 최루탄 투척, 단상 점거, 직권 상정, 다수당에 의한 단독 처리 등이 난무했고 법안 폐기율이 45.2%에 이를 정도로 국민의 지탄이 계속되었습니다. 지금의 19대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18대 국회의 경험 때문에 국회 선진화법을 도입했지만 국회 임기 3분의 2가 지나도록 선진화법에서 허용한 무제한 토론은 단 한 차례도 지켜지지 않고, 야당은 관행처럼 장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최 소장은 “2014년 국회는 의원 1인당 20억원, 전체로는 6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는데 세월호법 입법 지연으로 206일을 허송세월했으니 약 4120억원을 허공에 날린 셈”이라며 “백번 양보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투쟁으로 허비한 36일만 계산해도 약 720억원이나 날렸다”고 했다.
역대 국회가 모두 18대, 19대 같았던 것은 아니다. 국회가 생산적이었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 경우 국회는 모두 다당제적 운영을 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는 게 최 소장의 분석이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소야대였던 13대 국회가 대표적입니다. 평화민주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등 야3당이 결속하여 지방자치법을 통과시켰고,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도 제정했습니다.”
“13대 의원들은 의료보험을 5인 이상 사업장과 농촌지역으로 확대시키며 국민건강보험 시대를 활짝 열기도 했습니다. 정주영 현대 회장이 통일국민당을 만들어 3당제로 운영됐던 14대 국회도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굵직한 입법 성과를 낳았고, 자민련이 등장해 역시 다당제로 출범한 15대 국회도 23건의 국정조사 요구 건수를 기록하는 등 생산적인 국회였습니다.” <②편 계속 읽기>
<①편에서 계속>
최 소장은 “우리는 미국식 제도를 받아들여 양당제와 대통령제만 선호하지만 사실 선진 복지국가들은 모두 내각제와 다당제를 택하고 있다”며 “항상 조정자 역할을 하는 3당이 있어야 정치가 생산적이 된다”고 했다. 최 소장 스스로 비생산적인 충돌과 갈등의 국회를 직접 경험한 당사자다. 민주당 사무처 출신인 최 소장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인사제도비서관으로 일했고 손학규 대표 때는 민주당 조직담당 사무부총장을 지냈다.
최 소장은 “18대 국회 때는 나도 당에 있었는데 그때 언론관계법과 FTA로 여야가 세게 부딪쳐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렸고 최문순·장세환·천정배 의원 등 문방위 3인방이 금배지를 반납하는 등 난리법석을 쳤다”며 “미국의 정치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후진적인 폭력국회를 가진 나라로 지목한 한국과 대만, 우크라이나의 공통점 역시 양당제 국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우리는 미국식 제도를 받아들여 양당제와 대통령제만 선호하지만 사실 선진 복지국가들은 모두 내각제와 다당제를 택하고 있다”며 “항상 조정자 역할을 하는 3당이 있어야 정치가 생산적이 된다”고 했다. 최 소장 스스로 비생산적인 충돌과 갈등의 국회를 직접 경험한 당사자다. 민주당 사무처 출신인 최 소장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인사제도비서관으로 일했고 손학규 대표 때는 민주당 조직담당 사무부총장을 지냈다.
최 소장은 “18대 국회 때는 나도 당에 있었는데 그때 언론관계법과 FTA로 여야가 세게 부딪쳐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렸고 최문순·장세환·천정배 의원 등 문방위 3인방이 금배지를 반납하는 등 난리법석을 쳤다”며 “미국의 정치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후진적인 폭력국회를 가진 나라로 지목한 한국과 대만, 우크라이나의 공통점 역시 양당제 국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 김선동 전 통진당 의원이 터뜨린 최루 분말이 자욱한 국회. 김 전 의원은 2011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단독 처리에 반대해 최루탄을 터뜨렸다. 그는 이 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반면 13대부터 19대 국회까지 1, 2당이 얻은 득표율과 실제 의석 점유율의 차이를 보면 의석 점유율이 최소 7%대에서 최고 17%대까지 많습니다. 이는 속된 말로 날강도입니다.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나 중대선거구제를 하는 나라에서는 민의가 이렇게까지 왜곡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지역주의에 매몰된 것처럼 비쳐지는 TK에도 제3세력이 자리 잡을 환경은 충분히 조성돼 있다는 게 최 소장의 주장이기도 하다. “중선거구제를 택하고 있는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작년 지방선거에서 TK에서 무소속이 20% 정도를 차지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25% 정도가 당선됐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입니까. 만약 우리가 유럽 방식의 선거제도를 갖고 있으면 TK에서도 제3세력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얘기는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숱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무산된 역사에서 보듯 현재의 견고한 지역패권적 양당 기득권 세력이 선거제도를 쉽게 바꿀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최 소장도 동의하는 바다. 그래서 그가 ‘바보선거’에서 들고나온 게 지역주의로 지역주의를 깨뜨리자는 것이다. 이른바 ‘TK+호남 지역당’으로 영호남 지역패권주의를 깨뜨리자는 게 그의 발상이다.
그에 따르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탄탄한 지역적 기반을 갖는 신당이어야 힘을 갖는다. 그리고 양당제를 무너뜨릴 새로운 당은 ‘야권 신당’이라는 개념이면 필패이고,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제3당’의 개념이어야 한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신본당이라는 충청 기반의 자민련과 합쳐 결국 정권을 잡았습니다.”
“반면 지난 대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실패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책임총리를 약속하며 안철수 후보를 확실히 띄워 주지도 않았고, 마지막 광화문 유세는 친노들의 잔치였습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라고 했지만 이는 옛날식의 효율적인 지역연합보다 못했습니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지역주의를 인정해야 합니다.” <③편 계속 읽기><②편에서 계속>
“저도 참가했지만 과거 꼬마민주당은 15대 총선 때 이철·노무현·원혜영·제정구·이부영 같은 스타들이 출마해 전국적으로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도 11.2%의 득표율을 올렸습니다. 득표율로 따지면 30석이 넘게 가져가야 했지만 소선구제의 한계 때문에 15석밖에 얻지 못했습니다.”
“반면 15대 총선 당시 자민련은 충청을 기반으로 지역구 41석을 얻었고 박준규·김복동 등 TK 출신들을 앞세워 TK에서도 10석을 얻었습니다. 지역연합으로 지역주의를 깨뜨리자는 역발상을 해야 합니다. TK에서 기호 2번의 전라도당은 발붙이기 어려우니까, 똑같이 기호 1번으로는 호남에서 먹히지 않으니까 제3세력의 깃발을 들고 해보자는 겁니다. 지역패권적 양당제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TK하고 호남에 기반한 일종의 ‘로컬 파티’로 가야 합니다.”
지역주의를 중시하는 것과 달리 그는 이념에 기반한 진보당은 폄하한다. 진보를 표방하는 야권 국민신당에 대해서도 그는 “장난감 놀음이며 답이 아니다”고 했다.
“최근 선거를 보면 진보정당은 10% 남짓의 득표율을 올리는 데 불과합니다. 민주+진보 연대는 필승이고,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 주장도 실제 선거 결과를 보면 맞지 않습니다. 작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진보정의당 심성정, 통합진보당 이정희,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모두 물러나는 완벽한 단일화를 완성했지만 선거에서 졌습니다.”
“반면 16대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진영의 권영길 후보가 95만여표를 가져갔지만 57만표 차로 신승했습니다.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지방선거 때 강원지사 재선에 도전한 최문순 후보는 통합진보당 이승재 후보가 1만5000표를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최홍집 후보를 1만2000여표 차로 따돌렸습니다. 작년 시도지사 선거에선 이런 곳이 많았습니다. ‘민주+진보 연대=필승’이라는 명제는 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정치 상황에서 그가 주장하는 ‘TK+호남당’은 얼마나 현실적일까. 그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며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호남. 그는 현재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표가 될 경우 “당이 깨질 것”이라고 본다. “문재인당이 되면 호남에서 이탈자가 나올 겁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갈등이 더 커졌습니다.”
그는 TK에서도 내년 공천을 계기로 파열음이 들릴 것으로 내다본다. “지금 TK는 자존심이 상해 있습니다. 자신들을 권력의 본류라고 보고 PK(부산 경남)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 이후가 없습니다. 여야를 망라해 문재인, 김무성, 안철수, 박원순 등 대부분의 대선주자들이 PK 출신입니다. 다음 공천에서 TK 기득권 세력들이 소외될 경우 파열음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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