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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64% 떼어내 아버지 살린 효녀

화이트보스 2015. 4. 22. 11:01

간 64% 떼어내 아버지 살린 효녀김서인씨, 간암 말기 부친에 '새 삶' 선물
젖먹이 딸둔 엄마로 알려져 지역사회 '화제'

정세영 기자  |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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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21  19: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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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이식수술을 앞둔 딸 김서인(33·사진 왼쪽)씨와 아버지 김상용(59)씨.

간암 말기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 새로운 삶을 선물한 딸의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김서인(33·여·광주 서구 쌍촌동·사진 왼쪽)씨가 간암 3기로 투병 중인 아버지 김상용(59)씨에게 간이식을 통해 '제 2의 삶'을 선물했다.

아버지인 김씨가 간암 판정을 받고 딸에게 간이식을 받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12년 12월 27일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근무하던 김상용씨는 병원으로부터 간암판정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전남대병원에서 색전술을 시술받는 등 투병생활과 공직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김씨의 병세는 점점 악화됐고 결국 지난 해 6월 후배 공직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명예퇴직한 뒤 서울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올해 병원 측은 간암 3기 판정을 받은 김씨에게 더 이상 암이 전이되기 전에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아버지를 위해 서인씨가 간 이식을 하겠다며 선뜻 나섰다.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이자 두 돌도 안된 젖먹이 딸을 둔 엄마로서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다. 

서인씨는 아이를 위한 모유 수유도 포기한 채 아버지를 위해 조직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적합판정을 받은 그녀는 지난 15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했다.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그녀는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찾아갔다.

딸을 나지막히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에게 서인씨는 “아빠, 이제 우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요”라고 웃어보였다.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64%를 떼어내 줬지만 서인씨의 얼굴에는 기쁨이 베어있었다. 그러나 순간 중환자실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서인씨는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베푼 사랑에 비한다면 간이식은 아무 일도 아니다”며 “하루빨리 아버지도 완쾌하셔서 가족 모두 활짝 웃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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