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젊은이들 죽어나가는데 확전하지 말라던 정부 보며 '무력감' 느껴"

화이트보스 2015. 6. 2. 12:51

젊은이들 죽어나가는데 확전하지 말라던 정부 보며 '무력감' 느껴"

  • 정중헌 전 서울예술대 부총장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입력 : 2015.06.02 11:34

    
	정중헌 전 본지 논설위원
    정중헌 전 본지 논설위원
    오늘 오후 왕십리CGV에서 김학순 감독의 영화 <연평해전> 시사회를 보았다. 본 사람, 안본 사람 저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내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기대 이상이었다"다. 영화적으로는 미흡한 점도,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역사 속에 묻혀가는 전쟁 실화를 악전고투 끝에 영화로 재현해낸 감독의 집념과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제작비 부족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데다 많은 장비와 기술을 요하는 해전 장면을 실감있게 영상화하는게 워낙 난제여서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초반부터 뭉클한 것이 가슴을 옥죄면서 눈물샘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함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계급과는 상관없이 형 같고 동생 같이 가족처럼 펼쳐지는 초반부가 나는 좋았다. 한 퇴역군인의 자랑스러운 아들 윤영하 정장, 미모의 연인과 신혼을 설계중인 한상국 하사, 불편한 어머니를 늘 걱정하는 착한 아들 박동혁 상병. 이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초반부의 휴먼스토리는 주검으로 끝나는 마지막을 더욱 먹먹하게 했다. 특히 정장 역의 김무열, 하사 역의 진구, 박동혁 역의 이현우 트리오는 적역 캐스팅이었고 힘든 연기를 숨결이 느껴지게 해냈다. 그들의 해맑은 웃음과 투철한 군인정신,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가 처참한 최후와 오버랩되면서 손수건을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월드컵 열기가 최고조로 달한 그날 북한군은 참수리 357 고속정을 기습공격, 30여분의 격전이 벌어지면서 윤영하 대위 등 6명이 전사한 것이다.

    영화 <연평해전>의 압권은 해전 장면이다. 3D까지 동원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순식간의 격전을 실감있게 재현하는데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 그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점을 느꼈다. 군생할 하며 귀가 아프게 듣던 말, 여러분이 있기에 민간인들이 편안하게 잘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그 말이 그렇게 실감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군대를 다녀온 이땅의 사나이들, 군대를 가야할 청년들이 보았으면 하는 영화다. 두번째는 피끓는 젊은이들이 피범벅이 된 전장에서 죽어나갈 때 이 나라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다. 기껏 확전하지 말라니 지금 봐도 무력감이 느껴진다. 미국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너무도 대조적이다. 끝으로 북한은 왜 기습 공격을 가했는가? 김학순 감독의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도 그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건 무엇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