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 알프스 등정기
- 이영생(7.30)-
7.24(토)
○ 중부산악 국립공원 가미고지에 도착
우리 조달산악회 18명은 09:15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11:00 나고야1) 공항에 도착, 산행시작점인 가미고지(1500m)까지 버스로 4시간 걸려 도착, “니시이토야 산장”에 짐을 풀었다.
차에서 본 나무들은 빽빽하여 하늘을 덥고 있었다. 참 부러웠다. 터널은 경사가 있거나 곡선형이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산간지대 마을의 주택도 깨끗하였다. 2번째 방문이지만 산림은 어느 지역이나 많아 보였다. 산책을 하고 산장에 와보니 토쿄 주재 곽 구매관(정읍 영원면 출신)이 가족과 함께 도착해 있었다. 식사와 온천욕, 맥주한잔씩 한 후 첫날을 마무리 했다
<가미고지 도착하여>
<가미고지 도착 산책하며, 뒷줄 안경낀분이 군산중 출신 >
7.25(일)
○ 장시간 평이한 숲길을 걸어 보기는 처음
08:00 출발하여 河童橋(하동교) 경유 明神地(명신지: 연못) 입구에서 세벽산책 나온 곽 구매관을 만났다. 그는 우리에게 빨리 가라고 조언했다. 우리와 그는 거기서 헤어졌다
도쿠사와 산장2)→요오코산장 → 야리사와 롯지(출발 13km) 도착(13:00) 했다. 평이한 숲속 산책로였다. 한편 일본인의 장수 비결은 숲이 많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명신지 구경후 명신교에서>
-묘진다케(빙벽의 주무대)-
○ 한여름 빙하(눈)지대를 걷는 것은 환상적 !
야리사와 산장에서 점심 후 14:00 출발하였다. 주변의 에델바이스 등 야생화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한시간 쯤 오르니 왼쪽엔 빙하지대가 시작되었다
빙하가 녹은 트레바스 위치에서 족욕겸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인 빙하지대를 건넜으며 그 광경 환상적이었다! 고소구간 시작점인 텐구하라 분기점(2,348m) 지나자 우리가 종주 할 북알프스3)의 첫봉우리인 ▲야리가 다케( 야리가=창, 다케= 봉우리, 일명 스위스 알프스 “마테호른”닮음)가 우리를 내려칠 자세로 뾰쪽하게 서 있다. 샷소휴테 분기점(2,807m) : (안내목: “殺生分岐”)통과하였다
나는 노래를 불렀다. 드디어 7시에 야리다케 산장에 도착하였다. 미리 도착한 대원이 준 맥주는 꿀맛이었다 !
<빙하지대 오르며>
<만년설 지대를 통과하며 동료들과 함께>
<만년설 지대 통과 중 환희하는 모습>
- 야리가 다케-
- 야리다케 산장 팔부능선에서 해넘이 모습, 왼쪽 높은 봉우리가 마에호다카 다케 -
○ 산장의 현대화
침대, 선반, 신발장, 오리털 이불 담요, 건조대, 휴게실, 화장실, 의무실, 식사제공 등은 한마디로 작은 호텔이었으며 또한번 부러웠다! 친절하게 맞이해준 한 식당 종업원은 한때 가이더였던 한국청년이었다.
※ 첫날 총 22km, 총 11시간
7.26(월)
○ 공룡능선을 닮은 구간은 잠시였다
오늘의 목적지 호다카 다케 산장(9km) 가야 한다. 아침 식사후 06시에 ▲야리다께(槍岳):3,180m 오르려던 계획은 안개로 포기하고 ▲오오바미 다께(大食岳): 3,101m로 향하였다 → 2단 사다리에 올라 밑을 보니 아찔하였다 바로 ▲나카다케(中岳): 3,084m였다 → ▲미나미다케(南岳): 3,032m 도착하여 멀리 보이는 후지산(3,776m)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후 바로 아래 미나미다케 고야(간이매점 및 대피소)에서 짧은 휴식을 가졌다. 여기까지 설악산 공룡능선을 닮은 구간을 유람했을 뿐이다 !
(3시간 20분 소요)
<남악으로 가는길>
- 미나미다케 고야(간이산장, 험로시작)-
○ 생과 사의 분수령 (주사위는 던져졌다 ! )
급사면에 쇠사슬, 철제 사다리로 이어지는 칼날능선인 다이키렛토구간이 나타났다. 아내 등에게 이 구간엔 탈출로가 없으니 “안전 또 안전, 한걸음 마다 조심” 하라고 말하였다. 경관감상과 두려움 속에 어느덧 쉼터에 도착했다. 어찌하리! 생과 사의 분수령(쉼터) 앞에는 심장을 멎게 하는 ▲기타 호다카 다케(北橞高岳 :3,106m)가 우뚝 서 있었다.
< 기타호다카 다케로 가는 중 뒤돌아 보며 촬영한 다이키렛토 구간>
- 기타 호다카 다케-
-기타 호다카다케(정상에 산장이 있음)-
그러나 저 봉우리를 너머야 산다는 것을! 그때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과 프랑스 나폴레옹이 험준한 알프스 산맥을 넘어갈때 병사들에게 한 말이 떠올라 난 우리 백두대간이 더 어렵다고 하며 두려움을 떨치게 하였다. 가이더는 오를 때 떨어지는 돌 조심하라고 말하며 선두그룹과 올라갔다(2시간 30분)
○ 보았노라 ! 올라갔노라 ! 무사했노라 !
드디어 300m(2단) 암벽등반이 시작하였다. 20m쯤 오르던 중간 그룹인 내 앞에서 누군가 돌을 건드려 돌 굴러간다하고 소리 쳤다 후미 그룹인 총무가 바위 틈으로 엎드려 피하는 것을 보고 3~40m 쯤 올라 밑을 보니 아직도 오르지 아니하였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배낭 내려놓을 만한 지대를 간신이 찾아 후미그룹을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 돌에 머리를 다쳤다고 나에게 붕대 등을 요구하였다. 피는 흘렀지만 다행이었다 !
100m 정도 올랐는데 아내는 선두그룹이 보이지 않자 혼자 오르기엔 위험하고 무섭다며 덜덜떨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가이더가 선두그룹만 챙기며, 남자배낭이라 몸에 잘 맞지 않아 불편하다고 불평하였다. 왈 "누구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난관을 해결하는 것이 등산인의 자세”라고 말하며 가아더를 응원했다
암벽 등반시 손으로 크랙(바위틈)잡는 법, 절대 고개를 돌려서 아래를 쳐다보지 말라“는 등을 주지시키며 전진하였다. 곁들여 옆에 서방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 나보다 가이더가 좋더냐? 하며 약 2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며 서로 격려하고 갈채를 보내는 사이 ▲기타호다카 다케(北橞高岳 :3,106m,산장)에 올랐다(14:00). 점심 후엔 비가 내리더니 동쪽엔 쌍무지개가 떴다 우리가 걸어온 능선과 좌우(동서)능선, 협곡을 보니 장관이었다. (2시간 30분)
- 기타호다카 다케 (산장)에서 보는 무지개 -
○ 또 보았노라 ! 또 올랐노라 ! 또 무사했노라 ! (갈수록 태산 !)
14:50분경 ▲가라사와 다케(淍澤岳 :3,110m)를 향하여 출발 30분정도 다이키렛토와(급강~암릉능선) 같은 구간을 헤쳐나갔다, 선두그룹이 쉬는 곳에 도착 할 즈음 비가 왔다. 저 봉우리를 무사이 오르려면 비가 그쳐야 할 텐데 걱정하였다. 몇몆은 얼굴색이 노랬다
선두그룹은 벌써 출발하였다. 무거운 침묵의 시간이 흐른 후 난 말하였다 이보다 더 어려운 구간도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더 이상 두려울 필요가 없다. 이 봉우리 넘으면 젖과 꿀이 흐르는 호다카다케 산장이 있으니 여기서 충분이 힘을 비축하여 출발하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거듭애기하였다. 오르는 중 다행이 비는 그쳤다.
암벽에서 뒤를 돌아봤지만 안개구름으로 시계가 사방 5m임으로 후미그룹이 보이지 않았다. 소리로 후미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였다. 어느덧 위에서 가이더가 다 왔으니 힘 내라고 소리쳤다 ! 도착순간 저승을 갔다온 기분이었다. 지옥같은 험난한 암릉을 모든 팀원이 무사히 올라왔다니 꿈만 같았고 오르고보니 이 산의 최고의 위험구간이었다! (1시간)
▲가라사와 다케(淍澤岳 :3,110m) 경유 20분쯤 내려오니 300명 수용 호다까 다케산장(2,983m)이 우릴 기다렸다(5시도착). 저녁식사 시간에는 폭탄주로 그 흥분을 이어갔다. 주변에 있는 등산객들은 우리 음주문화를 감상하고 있었다(이 구간은 비구름으로 사진 없음)
소주가 떨어져 상점에 있는 종업원에게 소주 주세요(소주 플리스) 했더니 “노” 사케” 나와 동료직원은 서로 “사케”가 뭐냐고 말할 때 종업원은 “재팬스 소주”라 하였다. 난 사케가 식혜인줄 알았다
※ 둘째 총 9km, 총 11시간
7.27(화)
○ 최고봉인 오크호다카 다케( 3,190m)을 향하여
어제 저녁 폭탄주로 컨디션이 별로였다. 초저녁 4시간 잠을 자고 세벽까지 머리가 아파 잠을 설쳤기대문이다. 금번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최고봉까지 40분이면 된다는 굳은 마음과 어제를 생각하면서 식사 후 체조(일본인들 따라 함)후 06:30고지를 향하였다.
산장을 떠난 순간 공포의 사다리가 또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구름이 끼였다. 40분쯤 올라오니 산사가 서 있는 이산의 최고 정상이자 일본의 3위 높이인 ▲오크호다카 다케( 3,190m)에 도착하였다. 조금은 싱거웠다 ! 구름 때문에 우리가 걸어온 능선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기념촬영 후 마에호다카 다케를 향하였다
- 오크호다카다케 정상에서 동료들과(붕대 감고있는 총무)-
오는 도중 구름이 걷혀 환상적인 ▲묘진다케 등 주변 능선을 볼 수가 있었다. 한가롭게 절경을 보면서 1시간 30분쯤 오니 마에호다카 다케(3,090m) 안부에 왔다. 일부는 휴식을 취하고 우리부부 등 9명만 ▲ 마에호다카 다케(3,090m)에 올라가서 일망무제로 펼쳐 있는 주능선을 감상하고 하산하였다
-앞의 우뚝 솟은 마에호다카 다케로 가는 중-
- (좌측)마에호다카 다케 (우측) 묘진다케-
< 마에호다까 다케에서>
내려오는 길도 철제 사다리 등 위험구간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었다. 야생화 등 주변 경관을 보면서 이런저런 애기를 하며 다케사와 산장(2,180m)에 도착(14:00) 점심을 먹은 후 15:00경 출발하였다 여기서부터는 숲길이었다. 얼음골에서 냉욕도 하였다. 이러는 가운데 우리는 갓파바시(河重橋)에 도착 산장인 “코나시다이라”에 등산짐을 풀고 무릎욕을 하고 있었다.
-하산중 마에호다카 다케를 바라보며-
하동교에서 보는 햇빛 머금은 북 알프스의 봉우리는 아름답고 웅장하였다 ! 저녁식사에 이어 캠프파이어도 가졌다. 그때의 소감은 대략“ 산행해본 것 중 제일 힘들고 위험하다 하지만 이루어 내니 꿈 같았으며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만년설, 빙하지대가 장관이다” 3차, 4차까지 이어졌다. 담날 아침 세벽 4시에 일어나 1시간동안 산책하고 돌아왔다.
- 신장에서 캠프파이어 소감듣는중(맨좌측 필자)-
※ 세째날 총 8km, 총 10시간
끝으로 이 산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퇴임한 선배 한분이(군산중 출신 안경낀 남자)20여 년전에 여길 보고 왔다는 것을 듣고 언젠가 나도 도전하리라는 마음가졌고 마침 금년초 조달산악회 집행부에 건의, 수용하여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나름대로 등산잡지를 보며 상상 등산을 해보기도 했으며 지리산 종주, 설악산 서북능선. 공룡능선, 화채능선 등 장거리 구간을 여러 번 해서 오늘을 대비하였습니다. 금번 산행도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코 산은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투지와 용기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산행을 통하여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
1) 인구: 2백3십만, 3영웅배출 :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주요관광지 : 나고야성
2) 소설가 “이오우에 야스시”가 병풍바위를 등반하면서 남여간의 사랑과 갈등을 다룬 산악소설 “빙벽”을 탄생시킨 장소
3) 영국인 선교사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산으로 북알프스(75km),중앙알프스,남알프스로 나뉘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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