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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량·초강력… ‘광폭 마그네슘 판재’ 세계유일 양산

화이트보스 2016. 6. 16. 17:14


초경량·초강력… ‘광폭 마그네슘 판재’ 세계유일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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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 포스코 순천 마그네슘 판재 공장에서 직원들이 막 압연 작업을 끝마친 마그네슘 판재의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 ⑦ 신소재 

소형 판재는 해외도 많지만 
1200∼1500㎜는 포스코뿐 
포르쉐에 車지붕 코일 공급 

자동차·스마트폰·스피커 등 
경량화·슬림화에 최적 소재 
“마그네슘 활용도 더 커질 것”
 

8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에 위치한 포스코 순천 마그네슘 판재 공장.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직원 3∼4명이 은백색 덩어리 형태인 마그네슘 잉곳(Ingot)을 650도 고열의 용광로에서 녹여 10㎜ 두께의 넓적한 판재로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손쉬운 작업 같지만 액체 상태의 마그네슘이 공기와 접촉하면 격렬하게 반응하며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공기 대신 가스를 집어넣어 녹이는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옆에는 지난해부터 포르쉐의 고성능 스포츠카 ‘911 GT3 RS’ 지붕용으로 공급되는 마그네슘 코일이 쌓여 있었다. 현재 포스코는 포르쉐 외에도 르노삼성 SM7 노바의 내장재와 쌍용차 티볼리 스피커 등에 마그네슘 판재를 공급하고 있다. 

1차 작업을 거친 마그네슘 판재는 다시 압연 라인으로 이동해 높이 3m, 길이 10m의 압연기에서 10여 차례에 걸친 작업을 거쳐 0.2∼4㎜ 두께의 얇은 판재로 변신했다. 마그네슘 판재는 용도에 따라 최종 두께가 달라지는데 포르쉐 차량 지붕용으로 공급되는 판재는 1.1㎜ 두께로 제작되고, 초경량 노트북용으로 생산되는 제품은 0.45∼0.55㎜ 두께로 생산됐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마그네슘 판재는 현재 15∼20% 정도가 자동차용 소재로 판매되고 나머지는 노트북을 비롯한 전자제품과 의료용 등으로 공급된다. 

포스코 마그네슘 판재 사업을 책임진 신사업실 PosMAF 추진반의 박종식 리더는 “소형 마그네슘 판재를 제작할 수 있는 공장은 여러 곳 있지만 자동차용 소재 등으로 활용되는 1200∼1500㎜ 광폭 판재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포스코가 유일하다”며 “지난해 공급을 시작한 포르쉐를 비롯해 현재 5∼6곳의 완성차업체와 마그네슘 판재를 활용한 자동차용 부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 철강사 포스코가 철이 아닌 마그네슘 판재 공장을 만든 것은 초경량 소재로서 마그네슘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지각에서 8번째로 풍부한 원소이자 철, 알루미늄 등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금속이다. 무엇보다 마그네슘의 비중은 1.74로 철의 25%, 알루미늄의 70%에 불과해 금속 중 가장 가볍다. 또 높은 비강도(비중 대비 강도)와 충격흡수 기능, 전자파 차단 성능 등의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어 자동차는 물론 전자제품, 음향기기, 주방기기, 의료기기, 건자재 등으로 활용도가 높다. 

포스코는 2011년 11월 르노와 자동차 경량화 기술 협약을 맺고 마그네슘 판재를 활용한 관련 부품 개발을 시작했다. 첫 성과물로 등장한 것이 르노가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기름 1ℓ로 100㎞를 달리는 콘셉트카 이오랩의 지붕 소재였다. 당시 10㎏ 안팎의 차량 지붕을 포스코 마그네슘 판재로 대체하면서 무게가 4.5㎏ 정도로 줄었다. 포스코는 2015년 양산차로는 처음으로 포르쉐 911 GT3 RS의 지붕에 마그네슘 판재를 공급했고, 현재 독일과 미국 등의 유력 완성차 업체와 부품 개발 중이다.

자동차용 외에도 마그네슘의 활용도는 다양하다. 경량화와 슬림(slim)화가 요구되는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의 전자제품에 적용될 수 있고 무릎보조기 같은 의료기기용으로도 폭넓게 보급되고 있다. 음향기기용으로도 활용되는데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높아 마그네슘은 지금껏 알려진 스피커 진동판용 재료 중 가장 이상적 소재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마그네슘은 필수 미네랄로 인체에 유익하고 타 금속 대비 열확산 속도가 빨라 조리시간이 단축되는 등 주방기기용으로도 쓰임새가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래 사회의 핵심 이슈인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 및 친환경 문제는 차량이나 기계 등 금속 소재가 사용된 제품의 경량화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마그네슘은 철이나 알루미늄에 비해 아직 기술 및 연구개발 수준이 낮아 활용도가 높지 않지만 금속 자체가 가진 잠재력이 뛰어난 만큼 멀지 않아 21세기 꿈의 신소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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