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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보스 2016. 8. 8. 13:57


'사드 반대' 여론몰이

입력 : 2016.08.08 05:54

홍영림 여론조사팀장
사드 배치 반대에 앞장선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당 회의에서 "여론조사에서도 사드 배치 재검토가 53%로 조사되고 있다"며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사드 배치 공식 발표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갤럽 조사는 사드 배치 찬성(50%)이 반대(32%)를 앞섰고, 리얼미터 조사도 찬성(44%)이 반대(39%)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미디어오늘이 에스티아이란 조사 회사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만 사드 배치 재검토가 과반수였다. 미디어오늘의 주요 주주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다. 박 원내대표는 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사드 여론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한 이유는 질문 내용의 차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오늘 조사는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보는가, 아니면 국민 여론 수렴을 거치며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국민 여론 수렴'이란 긍정적인 단어가 있는 쪽으로 응답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갤럽 조사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고 질문했다. 특정 방향으로 응답을 유도하는 질문과 가치 판단을 배제한 중립적인 질문에 따라 응답 결과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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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디어오늘 조사는 사드 배치 재검토 여부를 묻는 항목 앞에 이런 질문도 배치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7월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으나 정부는 그 후 사흘 만에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렇게 급박하게 사드 배치를 발표한 것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주장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는가.' 여기선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응답이 60%에 달했다. 사드 반대론자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상세하게 제시하며 사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응답자에게 심어주는 질문을 던지고 나서 사드 배치 찬반(贊反)을 물어본 것이다.

정치권과 언론은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당위성과 안전성을 설명하는 데 부족했고, 국민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 사드를 둘러싸고 동북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복잡한 가운데 미국에 편향적이었다는 비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비판 의견을 수치(數値)화된 국민 여론으로 보여주기 위해 여론조사 질문 구성에 의도를 개입시킨다면 왜곡과 조작 의혹을 사게 된다. 여론조사는 국민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기 위한 참고 자료로 필요한 것이지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기 위한 여론몰이의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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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경북 성주군앞에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성산포대 대신 성주군 내 다른 지역으로 사드부대 주둔지를 옮기는 방안을 조사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여론조사는 우리나라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후보 선정뿐 아니라 김영란법의 합헌 주요 근거로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에 등장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하지만 여론조사의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여론 조작의 유혹도 커질 위험이 있다. 여론조사는 민심의 거울이라고 하지만 여론몰이의 도구로 전락한다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흉기(凶器)가 될 수 있다.
 
인민일보에 실린 두 한국인의 사드 반대론, 오히려 역효과가
사드 배치결정 찬반여론 보니 성주 포함한 경북서 뜻밖 결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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