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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25 03:00
[김연경 인터뷰서 쓴소리 "베트남에 지는 청소년팀… 선수 육성체계 고쳐야"]
- 도쿄서도 뛰고 싶지만…
공격수에겐 수비 안 가르치고 대표팀 감독은 1년마다 바뀌어
이런 문제점들 안 고쳐지는데 다음 올림픽 굳이 나가야할지…
- 세계 흐름 못따라가는 한국배구
男배구 리그의 '전원 공격·수비', 유럽에선 10년前부터 쓰던 전술

리우올림픽 본선 6경기에서 홀로 112점을 올리고도 4강 진출에 실패한 김연경(28)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김연경은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 배구의 육성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2020년 도쿄올림픽 때는 본선에도 못 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태국과 대만의 기량이 급격히 성장하는데 미래를 책임질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최약체로 분류되는 베트남에도 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연경에게 올림픽 메달은 그만큼 간절했다. 선수로서의 마지막 목표도 올림픽 메달이다. 하지만 한국 배구가 올림픽 메달로 가는 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는 "한국이 세계 배구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스피드 배구'로 호평받았는데, 유럽에선 이미 10년 전부터 하던 방식이에요. 한국은 이제 겨우 한 팀이 도입한 거니 많이 늦은 거죠." 그는 "유럽은 체격 조건이 좋고 한국과 일본은 조직력이 좋다는 것도 이젠 옛말"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중·고교 시절부터 주력 공격수에게 수비를 면제해주는 문화를 바꿔야 하고, 무엇보다 세계 배구 추세에 맞게 새로운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2011년부터 터키 리그의 명문 구단인 페네르바체의 주전 레프트로 활약하는 그는 "한국 배구의 발전을 위해 많은 선수가 해외로 진출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올림픽같이 큰 대회는 결국 경험이 가장 큰 무기예요. 190㎝가 훌쩍 넘는 장신 선수들과 겨뤄 보고, 자기 공격이 해외에서 얼마나 통할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어요." 김연경은 "이번 대표팀에서 뛰었던 양효진, 김희진, 박정아, 이재영만 해도 당장 유럽 리그의 중간 수준 팀에서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 대표팀 감독이 1년마다 바뀌고, 성적이 안 나면 바로 그만둬 버리니까 당장 눈앞의 성적에만 집중하게 돼요. 국내 배구뿐 아니라 해외 배구에도 정통한 분이 대표팀을 이끌면 금상첨화겠죠." 김연경은 "기회가 되면 도쿄올림픽에서도 뛰고 싶긴 하다"고 했다.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제가 앞서 말한 부분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고생하면서 할 필요가 있을지…"라고 말을 흐렸다.
김연경은 올림픽 기간 여성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걸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