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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그대로 두고 기념물 만들자 ...애리조나 호 매년 100만명 찾아 ▲ 침몰한 애리조나 호 선체가 기념관 밑 물속에 있는게 보인다. 美노병

화이트보스 2016. 12. 29. 15:51

세월호 그대로 두고 기념물 만들자 ...애리조나 호 매년 100만명 찾아

 

 

 
▲ 침몰한 애리조나 호 선체가 기념관 밑 물속에 있는게 보인다.

美노병들 “침몰군함 애리조나에 묻히고싶다” 
12월8일은 일본의 진주만 기습 73주년 기념일
 
세월호를 건져 올릴 것인가, 그냥 둘 것인가, 찬반양론이 있는 모양이다. 세월호가 가라앉은 곳의 바다 깊이는 37미터인데 세월호(무게 6천5백톤)의 높이는 30미터라 한다. 그렇다면 지금 옆으로 누워있는 배를 바로 세우면, 물위에서도 7미터 아래 물속의 배가 보일 정도가 된다. 그렇다면 엄청난 비용 써가며 세월호를 인양하느니 차라리 선체를 바로 세워서 그대로 두고 기념물로 쓰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의지를 다지고 후손들에게도 알려주자는 뜻으로 세월호를 그대로 그 자리에 두고 볼수있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하와이 주둔 미군의 안이한 안보의식 때문에 미국이 일본의 기습 공격을 받아 2,403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죽은 날이 바로 73년 전 12월 8일(미국시간은 7일)이기 때문이다. 당시 미군은 일본의 기습공격을 예상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백대의 적기가 날아오는 것을 레이다로 감지하고도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때의 실수를 잊지 않으려고 일본 비행기들의 폭격을 받고 하와이 진주만(펄 하버)에서 침몰한 전함 애리조나 호를 인양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후손들이 볼 수 있도록 기념물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하와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명소 USS Arizona Memorial (전함 애리조나 기념물)이다.

 

 

아리조나 호

 

 


일본군의 폭격을 받고 침몰하는 아리조나 호

진주만에서 침몰되었거나 파손된 함정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당한 배는 애리조나 호였다. 이 배는 일본 비행기들이 무려 4차례나 폭탄을 퍼붓는 바람에 화약고가 폭발하면서 전체 승선 인원(1,511명)의 78%인 1,177명이 죽고 겨우 334명만 살아남았다. 애리조나 호 사망자는 진주만 공습 전체 희생자 2,403명(민간인 68명 포함)의 거의 절반에 해당된다. 사망한 장병들의 시신 중 겨우 107명만 신원이 확인되었다. 당시는 DNA 확인 기술이 없던 때라 대부분의 시신이 누구의 것인지 알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미국 해군은 인양이 쉬운 곳에 있는 시신만 애리조나 호에서 건져내 무명용사 묘지에 합장 했다. 인양이 어려운 위치에 있는 시신들은 지금도 그 배안에 그대로 있다. 물론 73년의 세월이 흐른 뒤라 시신이 많이 훼손되었을 것이다.
 
진주만은 수심이 깊지 않기 때문에 겨우 12미터 물속에 바로 서있는 애리조나 호가 물위에서 다 보일 뿐만 아니라 물위로 올라와 있는 부분도 있다. 이 배는 운 나쁘게도 일본의 기습 하루 전날 150만 갤런(약 570만 리터)의 벙커C유를 주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본 항공기들의 공습을 받자 일부 기름통과 화약고가 폭발하여 인명 피해가 컸다. 그리고 배가 침몰한 후 계속해서 이 배의 여기저기서 매일 조금씩 기름이 새어나왔다. 배에는 아직도 190만 리터 정도의 기름이 남아 있다는데, 지금도 매일 9리터 정도의 기름이 물위로 떠오르고 있어 기름이 다 없어지려면 아직도 60년은 더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수면으로 떠오르는 이 검은 기름을 미국인들은 black tears(블랙 티어즈) 즉 "검은 눈물”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배에서 희생된 병사들의 눈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애리조나 호 선내에 내 유해가 담긴 단지를 놓아달라”는 유언을 남기는 미해군 노병들이 많았다. 이들은 물론 진주만 기습에서 살아남은 장병들이었다. 생존자 334명 중 38명이 2006년까지는 살아있었으나 2014년 현재 생존자 수는 10명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진주만 기습 “이전에” 애리조나 호에서 근무한 장병들에게는 자신들의 유해 가루를 이 배 위의 수면에 뿌릴 영예가 주어진다고 한다.
 
진주만에서 침몰되거나 파괴된 대형 군함 중 침몰한 배는 애리조나 호와 다른 두 척 뿐이었고 나머지는 수리해서 다시 사용했다. 애리조나 호는 너무 많이 파괴되어 인양의 필요성이 없었고, 나머지 두 척은 인양했으나 너무 낡은 배라 폐기처분 했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항공모함은 단 한 척도 그 날 진주만에 정박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본 해군은 3척의 항공모함으로부터 총 343대의 전투기와 폭격기가 출동, 조용한 일요일 아침 7시55분부터 2시간 동안 선전포고도 없이 진주만을 공격해서 잠자는 사자 미국의 콧털을 건드렸고, 결국 3년 9개월 후 원자탄 두 개를 얻어맞고 미국한테 무릎을 꿇었다. 일본이 정식으로 항복하는 행사는 미해군 미조리(USS Missouri)호 선상에서 거행되었는데, 이 배는 퇴역해서 애리조나 호와 함께 진주만에 기념물로 남아있다. 
 
미국정부는 1958년 아이젠하워 대통령 재임 당시 침몰한 애리조나 호 바로 위 물위에 진주만 공습 기념관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1962년 케네디 대통령 때 기념관을 완공해서 일반 국민과 외국 관광객에게 무료로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어 매년 100만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 하와이는 1959년에 미국 50번째 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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