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여수 경도에 투자를 유치하면서 업체에 기존 시설을 싸게 매각하고, 연륙교를 새로 건설하겠다는 등 이중특혜를 주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남도의회는 7일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의 투자협약이 이뤄진 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공정성과 매각 값 산정, 연륙교 약속 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이를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처음에는 ‘대박 났다’고 반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유치를 성사시키려고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였다는 회의론이 확산했다. 15일부터 회의가 열리면 도민복지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논의해 보겠다”고 전했다.
앞서 전남도와 미래에셋은 지난달 9일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경도에 세계적 수준의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투자협약을 했다. 협약을 보면 미래에셋은 올해부터 12년 동안 경도 일원 213만㎡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차로 2024년까지 골프장·콘도 등 시설 인수대금 3433억원, 2차로 2029년까지 6성급 호텔, 골프빌리지, 워터파크 등 시설 조성대금 6567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이런 투자가 이뤄지면 1조7000억원의 생산유발과 1만5000명의 고용창출 등이 기대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 공모 당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지 않은 채 사실상 사전 낙점을 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또 골프장과 콘도 등 시설을 매각하면서 투자비 3576억원에도 못 미치는 3433억원을 받은 점도 입길에 올랐다. 2015년 케이블카 운영 이후 관광객이 한해 1300만명으로 증가하는 등 달라진 여건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돌산도~경도를 잇는 길이 1.9㎞짜리 연륙교를 640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내용을 공모 때 제시하지 않고 협약에 바로 넣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기업들이 연륙교 건설 조건을 미리 알았다면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경제자유구역 편입과 카지노 영업 허가, 케이블카 설치, 주변 섬 추가 개발 등의 ‘당근’도 곁들여졌다.
전남도는 지난 2015년 감사원의 경도골프장사업 감사에서 “공공성과 타당성이 없는 만큼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매각을 추진했다. 감사 결과 2009~2015년 3214억원을 투입한 이 사업은 2011~2014년 공사채 2228억원을 빌려 자금을 조달하고도 적자만 307억원을 기록하며 재정에 부담을 줬다.
도 관계자는 특혜설을 두고 “감정평가를 통해 매각을 추진했고, 평가액은 매각 값보다 낮았다. 연륙교 건설은 먼저 (경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이 이뤄져야 (재원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일이 다소 걸린다”고 해명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