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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4 03:08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부각된 뒤 '킬 체인(Kill Chain)'과 함께 가장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KAMD(Korea Air & Missile Defense·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다. 킬 체인이 북한의 핵·미사일을 타격하는 '창'이라면 KAMD는 날아오는 북 미사일을 막는 '방패'다.
국방백서 등에는 KAMD가 '종말 단계 하층(下層) 방어 위주의 미사일 방어체계'로 규정돼 있다. 미국제 패트리엇 PAC-2·3 등 북한 미사일을 고도 60㎞ 이하에서 요격하는 하층 방어체계로만 돼 있다. PAC-2·3의 요격 고도는 15~20여 ㎞에 불과하다. 현재의 KAMD로는 지난주 한반도 전개가 시작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나 이지스함에 탑재되는 SM-3 미사일을 도입할 수 없다. 최대 요격 고도가 사드는 150㎞, SM-3는 250~500㎞ 이상이어서 KAMD 개념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왜 이런 한계가 생겼을까? 우선 KAMD 개념이 처음 만들어진 때는 핵실험, 중장거리 미사일 등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위협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전이었다. 또 상층 방어 개념까지 포함하면 미국의 MD(미사일 방어체계) 참여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MD 논란 불식을 위해 미사일 외에 항공기 방어까지 포함한다는 취지에서 '에어(Air)'라는 단어까지 들어갔다.
수년 전부터 북한은 노동·무수단·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고각(高角) 발사를 잇따라 선보이며 기존 KAMD의 미사일로는 요격할 수 없는 능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지난 10여 년간 우리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새로운 창들을 계속 만들어왔지만 우리는 과거 개념에 얽매여 약한 방패만 갖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제는 'MD 노이로제'에서 벗어나 KAMD를 북한의 증대된 위협에 맞춰 대폭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용어도 '한국형 탄도미사일 방어체계(KBMD)'로 바꿀 필요가 있다.

특히 사령부 사령관을 한국군이, 부사령관을 미군이 맡으면 중국의 사드 반발을 완화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예비역 고위 장성은 "사드 레이더 운용에 대해 중국이 불신을 갖고 있는데 미군이
북한 핵·미사일을 30분 내에 무력화하겠다는 킬 체인은 북한 북극성 2형 신형 고체연료 미사일의 등장 등으로 실현이 더욱 어렵게 됐다. 마지막 방패인 KAMD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KAMD 개념을 전면 수정 보완하고 한·미 미사일방어사령부 창설을 서둘러야 한다.